패떴2, 소녀시대만 보이는 민망한 위문공연
[블로그와] 들까마귀의 통로
사실 한번쯤은 다들 방문하는 곳이기는 합니다. 2년간의 짧은 기간을 헌신하는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억눌려있는 그들의 혈기와 열정을 이용해서 프로그램 안으로 에너지를 주입하는 단기 처방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거든요. 극소수의 신의 아들이나 친척이 아니라면 누구나 한때는 군인이었고, 그 군인의 가족이었으니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무난한 포맷이기도 하구요. 실제로 패떴2 역시 그간의 한 자리수의 참담했던 시청률을 넘어선 결과를 군부대 방문으로 얻기도 했습니다. 결과만으로 본다면 반등의 기회를 얻은 유익한 방송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이번 주 방송의 주인공은 패떴 멤버들이 아니라 뽀빠이 아저씨와 소녀시대였습니다. 아무리 급작스러운 초청에 응해준 것이 고맙고 감사하다고는 해도 터줏대감들의 활약이 기본 전제로 깔려있는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이렇게까지 기존의 멤버들보다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겉돌면서 확실한 분량을 챙겨간 게스트가 또 있었을까요? 방송만 보고 있자면 뽀빠이 아저씨 진행, 소녀시대 게스트의 우정의 무대에 패떴 멤버들이 막간 게스트로 참가한 것만 같더군요. 프로그램 자체 내의 힘이 아닌 초청 손님들의 힘으로 겨우겨우 이어가는 불안함. 그만큼 자신들이 허약하기 그지없는 뼈대를 가지고 있음을 자인한 방송이었습니다.
괜히 재미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초반부터 재미있을 수도 없고, 자리를 잡기 위해, 방향을 잡아나가기 위해 여러 차례 다양한 시도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어떤 탄탄한 토대도 없이, 의지할 만한 확실한 조합과 웃음 코드도 확보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질질 끌어오다가 소녀시대와 군부대를 등에 업은 10%대의 잠깐 시청률 반등은 오히려 독약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만큼 한심하고 어이없는 위문공연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음 주는 원더걸스가 출연한다고 하니 이대로 가다간 어떻게든 유재석을 섭외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 전까지 막간의 시간을 매번 게스트 빨로만 겨우겨우 연명하다 끝나게 생겼군요. 용두사미. 이 말처럼 지금 패떴 시즌2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말이 또 있을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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