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만은 탁현민을 비난해서는 안 되는 이유
[기자수첩]
[미디어스=안현우 기자] 자유한국당이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탁 행정관을 불구속 기소하자, 자유한국당이 논평이라는 형식으로 기세를 올렸지만 무자격자의 비난에 가깝다.
이러한 판단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막말과 과거 기행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할 이야기, 안 할 이야기를 가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탁 행정관에 대한 비난은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삼가는 게 국민 정서상 타당하다.
전희경 의원은 8일 ‘여성 비하에 이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탁현민 행정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긴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그는 “탁현민 행정관은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나열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기세를 올렸다.
이어 “청와대는 탁 행정관을 경질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무시했다”면서 “탁 행정관이 장관의 해임 건의도 안 먹히는 '왕(王) 행정관'이라고 불릴 만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저급한 성의식에 더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탁 행정관이 대통령 곁에서 계속 일을 한다면 국민들은 청와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며 “청와대는 이쯤해서 바람 잘날 없는 탁 행정관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온갖 여성 폄하 막말과 기행,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홍준표 대표의 처지를 살펴보면 전 의원의 이같은 논평은 설자리가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전 의원 논평에서 이름만 바꿔 홍준표 대표를 질책하는 내용으로 삼아도 부족한 상황이다. 홍 대표는 성완종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돼지 발정제를 비롯한 굵직굵직한 일화의 주인공이다. 게다가 반성의 기미란 없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세금인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정당이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식의 비난은 정치 혐오증만 키워 자제하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