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113회에서는 적정선을 알지 못하는 보석과 타이거 마스크에 빠진 해리 역시 아빠를 닮아 적정선을 넘어서는 모습으로 많은 것들을 잃어버립니다. 같으면서도 다를 수밖에 없는 보석과 해리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적정선을 모르는 부녀 보석과 해리

1. 도를 넘어선 보석의 존재감

언제나 정도를 알지 못하는 보석은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만 끼칩니다. 그런 보석을 가장 경계하고 싫어하는 이는 다름 아닌 순재입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면서도 나름 객관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장인이자 사주인 그는 항상 문제인 보석이 싫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백가지는 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자옥과의 결혼을 앞두고 보석이 가족 상견례에 참석하는 것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순재의 모습에 억울함을 세경에게 풀어 놓지만 과거 귀에서 진물이 날 정도로 고생을 했던 세경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제발 그만하라 합니다.

타이거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해리와 장난을 치는 보석은 여전히 멈출 줄을 모르고 해리가 울 때까지 간지럼을 태웁니다. 현경이 말려 멈춘 보석의 폭주는 스스로는 절제 할 수 없는 중증임이 분명해져 갔습니다. 그런 그의 버릇은 바에서 술을 마시면서도 드러납니다. 손님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간단한 마술을 보여 주는 바텐더에게 질리도록 반복해서 장미 마술을 강요하는 보석은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마술을 익히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자옥 가족과의 상견례 장에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순재의 칭찬을 듣기까지 합니다. 문제는 멈춰야할 시점을 찾지 못한 채 폭주하기 시작한 보석이었습니다.

아이를 낳을 수도 없는 그들에게 허니문 베이비를 낳으라며 주문을 넣는 그는 이미 정도를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좀처럼 멈추지 못하는 그는 말도 안 되는 비둘기 마술로 분위기는 엉망이 되어버리지만 정작 자신은 억울하기만 합니다.

그런 남편을 위해 일상을 비디오로 담은 현경은 '오바마빈라덴'이라며 밑도 끝도 모르는 지식의 얇음을 과시하며 쉴 새 없이 수다를 떨고, 야구 선수 출신이 보석이 잘 아는 '콜드게임'에 대해서는 과한 아는 척을 합니다. 자신이 좋다고 타인에게 무조건 강요하고 한번 시작한 장난은 날이 셀 때 까지 쉬지 않는 그는 결론적으로 '비호감'이었습니다.

그런 자신을 자책하며 더 이상 적정선을 넘지 않겠다며 바닷가를 뛰던 그는 군인들의 제지를 받습니다. 군사 지역을 넘어선 그가 적정선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자신을 찾지 못하는 민망한 보석의 모습은 씁쓸함을 넘어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2. 청출어람 해리의 성장

어딘가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성격은 보석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영화 <반칙왕>을 보던 해리는 타이거 마스크에 홀딱 반해 버렸습니다. 표정 연기를 잘하는 해리는 표정부터 시작하지만 자신을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타이거 마스크를 구입합니다. 그럴 듯한 복장을 하고 신애 앞에 등장한 해리는 '타이거 마스크'의 상징인 헤드락으로 장난은 시작되었습니다.

신애에게 무한 헤드락으로 자신의 유희를 채우던 해리는 학원에서 강적을 만나게 됩니다. 놀림을 당하고 타이거 마스크를 빼앗기고 돌아온 해리. 가족들 앞에서 알지 못하는 울먹임으로 이야기하는 해리의 말을 도통 알아듣지 못하는 현경과 지훈 과는 달리 즉석에서 해석을 해주는 신애는 역시 절친 이었습니다.

과도한 장난과 자신을 친구라고 여기지 않는 해리에게 화가나 절교 선언까지 했지만 여전히 해리를 아끼고 위해주는 이는 신애밖에는 없었습니다. 절교라는 뜻도 알지 못하며 천방지축인 해리이지만 그렇게 울며 들어온 해리를 도와주기 위해 신애는 '꾸질꾸질 마스크'로 등장합니다.

그렇게 힘을 합한 신애와 해리는 못된 아이들을 물리치고 빼앗겼던 '타이거 마스크'를 되찾습니다. 혹시나 했던 해리는 신애가 '꾸질꾸질 마스크'임을 알게 되고는 아이스크림으로 시작된 다툼을 아이스크림으로 풀어내는 능력을 발휘합니다. 자신의 자존심도 챙기며 친구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해리는 영특한 아이입니다.

아버지의 성격을 많이 물려받아 정신없이 몰두하기는 하지만 보석이 결코 깨닫지 못하는 것들을 해리는 스스로 깨닫고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아이이기에 실수에 대해 쉽게 인정하고 털어낼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해리는 결코 보석과 같은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은 되지 않을 듯합니다.

결코 변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지붕킥> 후반에 집중적으로 배치되며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변해야 하는 법은 없겠지만, 세경 자매를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는 <지붕킥>이기에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런 변할 수 없는 기성세대 보석과는 달리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는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받아들이고 바꾸는 게 능숙합니다. 결국 <지붕킥>은 믿을 수 있는 존재는 젊은 세대 밖에는 없다는 자신들의 생각들을 건네는 듯합니다. 기성세대의 공고함을 깨부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것은 젊은 세대라는 그들의 메시지처럼 현실도 그렇게 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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