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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 109회-치명적인 매력남 지훈과 정음의 자아 찾기[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2.25 10:10

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109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다섯 여자를 줄리엔을 통해 감각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마지막 산으로 여겨졌던 정음의 서운대 문제도 졸업식이라는 마지막 정점에서 자신을 깨닫고 스스로에게 당당해지려는 그녀를 보여주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시작한 이번 에피소드는 마무리를 위한 멋진 시작이었습니다.

   
 

서울대가 아니라 서운대라도 행복할 수 있다

1. 줄리엔이 사랑한 여자

전면에 등장하지 못했던 줄리엔을 통해 다섯 명의 여인들을 이야기하는 형식은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이 사랑한 여인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출발점에 선 이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방식은 <지붕킥>의 마무리를 위한 시작으로 훌륭한 기교적 선택이었습니다.

세경은 검정고시를 정음은 졸업을, 현경은 갈망했던 국제심판자격증을 따고, 자옥은 웨딩드레스를 고르며 현실로 다가 온 꿈에 행복해 합니다. 연습생인 인나는 소속사에서 새롭게 구성한 걸 그룹의 멤버로 확정되며 지난했던 꿈이 현실로 다가가는 행복을 맛봅니다. 

그렇게 새로운 시작이 행복한 그녀들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차를 마십니다. 극중에서 한 번도 함께 모일 수 없었던 그녀들은 줄리엔으로 인해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줄리엔이 사랑하는 여인을 찾기 위해 설정된 자리였지만 그녀들의 새로운 출발은 곧 <지붕킥>의 마무리와 맞닿아 있기에 중요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줄리엔이 다섯 명의 여자들과 전화 혹은 만남을 통해 하나씩 제거하는 형식으로 마지막 한 명을 찾는 방식은 재미있었습니다. 줄리엔의 추억을 짧은 시간 안에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그가 사랑했었던 세경을 소중한 친구로 남기며 제작진은 줄리엔의 역할을 종결했습니다.

외국인들이 점차 늘어가는 상황에서 줄리엔의 역할은 아쉬움만 남겼습니다. 세경 자매를 도와주는 키다리 아저씨로 등장해 멋진 활약들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줄리엔이 가지고 있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접근은 하지도 못한 채 마무리 되는 거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2. 지훈의 사랑이 정음을 변화 시킨다

109회의 핵심은 정음의 자아 찾기였습니다. 그동안 서울대생으로 과외를 하고 스스로도 서운대를 다닌다는 것을 치욕으로 여기던 그녀는 졸업식 날 해프닝을 계기로 자신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졸업식으로 바쁜 정음은 부지런하게 졸업식을 위해 단장합니다.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가던 그녀는 우연하게 현경을 만나게 됩니다. 현경도 친한 후배의 졸업식이 있어 서울대로 간다며 함께 가자합니다.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렵게 도착한 서울대는 그녀에게는 생경하기 그지없습니다.

자신이 그동안 서울대생으로 살아왔던 죄 값을 우연이지만 필연적인 현경과의 만남으로 치러야 하는 과정은 혹독했습니다. 작은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작았던 것은 거대해지며, 진실은 사라 진채 거짓을 위한 거짓으로만 점철될 수밖에 없음을 정음은 뼈저리게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졸업식에는 참석도 못하고 거짓으로 만든 허상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만 한 정음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4년 전 합격자 발표 날 합격 통지를 받고 날듯이 기뻐했던 그녀는 어느 순간 자신이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에 다닌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스스로를 속이도록 만들었습니다.

   
 

만족하는 삶은 발전할 수 없다고 하지만 비교만 하는 삶도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녀는 이름이 비슷한 대학으로 인해 자신을 단순한 간판으로 대변되는 사회 시스템에 종속시키며, 스스로를 비교의 대상으로 몰아 자신을 비하하고 발전보다는 비난만 하며 살아야했습니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서열화는 스스로를 자학하게 만들고 발전보다는 비난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을 상실한 정음이 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멋대로 살아가던 그녀가 바뀔 수 있었던 것은 우연하게 찾았던 과외였고 그렇게 만난 지훈이었습니다.

지훈을 통해 사랑을 다시 찾고 그를 통해 자신이 누구이며,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자아를 찾지 못해 자책하던 정음을 데리고 서운대로 향한 지훈은 정음을 위한 졸업식을 행합니다.

지훈의 노력으로 답답하기만 했던 정음은 웃음을 찾고 함께 졸업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부정하며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만 돌렸던 과거를 털어버리는 정음은 부끄러워만 했던 서운대에게 아쉬움과 미안함을 토로합니다.

그렇게 지훈이 만들어준 졸업식을 마친 정음은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다는 생각에 현경을 찾습니다. 그리고 모두 모여 있는 상황에서 그녀는 용기를 내서 자신은 서울대생이 아니라 서운대생이라고 고백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그녀의 고백은 자격지심에 스스로를 속이고 탓하고만 살아 왔던 정음을 당당한 여자로 바꾼 지훈의 힘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동기가 계기는 필요합니다. 그런 동기를 정음은 지훈에게서 발견했고 그를 통해 자신을 버리고 허상을 뒤집어쓰고 살아왔던 지난날과 작별을 고할 수 있었습니다. 지훈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만든 두려움은 결국 지훈의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은 향후 <지붕킥>이 어떤 식의 마무리를 하려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는 에피소드에서 줄리엔은 오랜 시간 자신이 품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털어버리고 진실한 친구로 남기로 다짐 합니다. 정음은 졸업식에서 새로운 시작을 위해 용기를 냅니다.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르기 시작한 그녀는 결국 오르지 못하고 힘겨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산 앞에서 발만 동동거릴 수는 없는 법이고 돌아간다고 다른 산이 또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는 상황에서 그녀의 용기 있는 선택은 <지붕킥>의 멋진 마무리의 시작입니다. 이번 주는 자아 찾기에 나선 정음으로 인해 밝혀진 진실을 두고 벌이는 그들의 설왕설래들이 중요하게 등장할 듯합니다.

어쩌면 지훈과 정음은 현실의 벽에서 행복한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헤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헤어짐은 아니지만 막연한 가능성만 남기고 열린 형식으로 끝을 낼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모두 이겨내고 행복한 엔딩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마지막까지 <지붕킥> 제작진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황당한 마무리가 아닌 가족의 사랑을 중요한 가치로 설정해 목표에 다가가고 있는 <지붕킥>이기에 밝은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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