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대한 한나라당의 압박이 수위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언론·시민단체들이 ‘MBC 탄압’ 중단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나섰다.

대선시민연대와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프로듀서연합회 등은 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열고 “한나라당은 MBC에 대한 겁박 행위를 중단하고 의혹검증 요구에 응하라”고 주장했다.

▲ 3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박성제 위원장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곽상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박성제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지난 97년에는 MBC의 호남 출신 기자들을 계산해 MBC가 ‘호남방송’이라고 하더니 2002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 이름 앞에 ‘이회창’을 빼라며 병역비리 관련 토론회를 거부했다”며 “한나라당은 너무나 정해놓은 수순으로 가고 있어 이제 놀랍지도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박성제 위원장은 “MBC 구성원들은 어떤 정치적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이명박 후보는 물론 모든 대선후보에 대한 비리 의혹을 하나하나 검증해 국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거대 야당, 공당의 후보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다고 해서 방송사를 위협하고 협박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탄압이 거세어질수록 저항 또한 거세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선시민연대 염형철 사무처장도 “이명박 후보의 대권 창출에 대한 집념이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가리고 있다”며 “이 후보가 의혹 앞에 당당하다면 모든 TV토론에 진지하게 임하고 언론의 취재활동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진행 도중에는 경찰이 “자기 주장을 쓴 피켓을 들고 개인발언과 구호를 하는 등 집회 형식을 띄고 있다”며 자진 해산을 요구해 주최 측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박성제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100명, 200명씩 와서 공영방송사를 협박하는 것은 합법 집회고 언론노동자들이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불법 집회냐”고 지적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회원들이 TV토론을 거부하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MBC <황금어장> '무릅팍도사' 코너를 빌려 "MBC가 나에게 불리한 방송을 한다"는 이명박 후보의 고민 해결 방법으로 '후보사퇴'라는 답을 내놨다. ⓒ곽상아
기자회견이 진행된 한나라당사 앞 도로에는 이명박 후보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기자회견에 참여한 사람들의 사진을 찍었고 일부는 기자회견을 방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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