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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16회-공효진vs이하늬, 열정과 열정사이[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2.24 11:00

오늘 방송된 <파스타> 16회는 조금씩 성장해가는 인물들에 집중했습니다. 사랑을 위해 주방을 버린 현욱과 사랑은 하지만 주방을 버릴 수 없는 유경. 사랑을 되찾기 위해 들어 왔던 주방에서 사랑은 떠나고 온갖 구설에 휩싸이게 되는 세영. 유경이 남아 있음에 다행이지만 셰프의 부재로 고민만 늘어가는 김산. 그렇게 그들은 현욱의 부재를 통해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성공은 실패로 쓰여 지는 것

1. 최셰프와 오셰프 교수법의 차이

사랑을 공개하고 미련 없이 주방을 떠나는 현욱. 현욱을 위해 라스페라 주방에 입성한 세영은 당황스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두 셰프를 두는 무리수를 쓰면서까지 세영의 사랑을 측면 지원했던 김산 역시 실력을 갖춘 현욱이 갑자기 떠난 다는 말에 당황스럽습니다.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레스토랑과 셰프를 따라 그만둘지도 모를 유경이 문제입니다.

자신이 멋지게 공격을 해 몰아냈다고 생각하는 설준석은 승리의 커피를 마시지만 그런 달달함은 오래갈 수 없는 자기만족이었습니다. 떠나는 셰프에게 남기를 요청하는 이태리파와 주방 막내, 옥상에서 떠나는 셰프를 보며 즐거워하는 국내파와 만감이 교차하는 부주. 자신이 사랑해서 떠나야만 하는 셰프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에 한 없이 눈물을 흘리는 유경의 모습은 미처 알지 못했던 셰프의 존재감이었습니다.

최셰프가 나간 저녁 시간 공백이 즐거운 국내파와 못마땅한 이태리파의 극단적인 상황은 '가르쳐주고 싶은 사람이랑 그냥 비유 맞추려는 사람을 구분 못하니 무슨 발전이 있겠느냐'는 말 속에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모질게 대해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최셰프의 진심을 모르는 국내파들에 대한 이태리파의 냉소는 교수법의 차이가 가져오는 학습 효과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모질게 가르친다고 학습 효과가 월등하다거나, 유하게 가르쳤다고 학습 효과가 부진하다는 법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둘이 잘 섞였을 때 학습 효과가 배가될 수밖에 없음을 유경의 일취월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모진 최셰프의 가르침과 사랑을 함께 누릴 수 있었던 유경이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자신만의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냄으로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교수법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면 아무리 사랑으로 가르쳐도 깨우치지 못하겠지요. 불평불만만 가지고 살며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도 없는 이들은 스스로 발전을 저해하고 현실에 안주함으로서, 퇴보하는 자신을 깨닫지 못하는 우둔한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2. 최현욱의 별책부록을 거부하는 유경

사랑했기에 그 누구보다 최셰프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유경으로서는 열심히 일하는 주방에서도 환영이 그녀를 지배합니다. '버럭 셰프'가 다시 돌아와 주방을 휘젓고 다니며 호통 치는 모습에 행복해 하는 유경은 이미 깨끗하게 비어버린 셰프의 관물함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자신만 남겨두고 책임감 없이 떠나버린 현욱에게 야속한 타박만 내뱉는 유경과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그녀가 야속한 현욱. '라스페라'에서는 최셰프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자신들도 더 이상 주방에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태리파와 막내로 골치가 아픕니다. 

자신을 따라 그만두라는 현욱에게 '셰프 따라 다른 주방을 간다 해도 타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라 합니다.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가 담긴 '라스페라'보다도 현욱과 함께 하는 주방이 소중해진 유경이지만 어딜 가나 그저 '최현욱의 별책부록'같은 자신을 용납할 수 없어 합니다.

사랑과 일을 한꺼번에 이룰 수 있는 공간이 '라스페라'임을 이야기하는 유경에게는 공간이 주는 의미가 특별합니다. 그런 유경과는 달리 특별할 것 없는 더욱 자신과 잘 맞지도 않는 그 공간에 돌아갈 이유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최셰프 복귀의 핵심은 유경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태리에서 '뉴셰프 대회' 심사위원으로 잠시 돌아 온 셰프의 셰프가 건낸 이태리행을 유경에게 함께 하자고 하지만 유경으로서는 이곳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자신이 이태리를 간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라스페라'만 그만 두면 자신의 레시피 100개를 모두 알려주겠다는 셰프의 말도 그녀를 흔들지 못할 정도로 유경의 다짐은 단순하지만 명확합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환경보다는 자신의 노력이 우선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랑을 쫓아 따라다닌다 해도 스스로 발전하지 않는다면 영원한 별책부록일 수밖에 없는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어느 순간 짐이 될 수 있음을 유경은 잘 알고 있습니다.

   
 

3. 인삼 파스타와 열정과 열정사이

이태리에서 일 때문에 잠시 귀국한 현욱과 세영의 과거 셰프는 <파스타>의 남은 4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인물입니다. 등장과 함께 '버럭 셰프' 최현욱과 닮은꼴인 그로 인해 세영에 대한 숨겨진 진실들이 밝혀지고 그 과정에서 열정 속에 숨겨진 양면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셰프들의 셰프가  '인삼 파스타'를 주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5년 전 현욱과 세영을 갈라놓았던 원인이 바로 그 안에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애제자들을 찾아 '인삼 파스타'를 요구한 이유는 현재 그들의 관계를 알기 위함이었습니다. 

과거의 잘못이 알려지게 되며 궁지에 몰린 세영에게 '인삼 파스타'는 과거의 잘못을 이겨내고 새로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었습니다. 현욱의 부재로 세영의 요리만 받은 스승은 둘의 요리가 아니면 안 된다며 단호하게 말합니다.

현욱의 실패한 레시피에서 '인삼 파스타'를 보게 된 유경도 도전을 해보지만 실패를 답습한 요리에서 참 맛을 찾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유경이 자신의 '실패 레시피'에서 성공을 만들어냈음을 안 현욱은 자신 대신 '인삼 파스타'를 만들도록 합니다.

누가 봐도 최고의 요리사인 세영의 '인삼 파스타'는 과거보다 훨씬 발전된 맛으로 스승을 만족시킵니다. 문제는 유경의 파스타를 맛 본 스승의 모습이었습니다. 최현욱의 레시피로 만들었지만 그의 것이 아닌 유경만의 레시피가 되어버린 '인삼 파스타'에서 세영은 자신의 바보 같았던 과거를 떠올리게 됩니다. 

과거 유경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했던 와인이 '인삼'의 쓴 맛을 잡아주는 것이 아니었음을 세영은 알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최현욱의 실패한 레시피'를 훔쳐봤기에 저지른 실수였음을 오늘에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속이지 않았어도 객관적인 실력에서 세영이 1위를 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성공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힌 세영은 해서는 안 될 비겁한 방법으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했습니다. 이를 통해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진실은 밝혀지고, 그녀는 자신의 욕망이 만들어 놓은 수렁에 스스로 빠져들고 있음을 이제서야 깨닫기 시작합니다.

그런 세영과는 달리 유경은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지도 못하고 좋은 학교를 나온 것도 아닙니다. 이태리까지 유학을 가서 요리를 배운 것도 아니지만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속에 진정한 힘이 발현되기 시작했습니다.

세영 못지않은 열정을 가진 유경이 세영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순수한 열정이 욕망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걸 <파스타>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합니다. 온갖 욕망만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순수한 열정은 바보 취급을 받기만 합니다.

<파스타>속의 유경도 현실의 바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우직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는 그녀에게서 '눈치 보며 적당히'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쉽지 않은 일들에 화도 나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수행해내는 그녀는 그동안 바보였습니다.

그렇게 우직했던 그녀가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기 시작합니다. 김산과 함께 요리 밑 작업을 하며 터득한 우유 졸임을 '인삼 파스타'에 적용하면서 새로운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낸 그녀는 우연한 깨달음도 노력했기에 얻을 수 있는 보상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런 유경의 결과를 보고 셰프의 셰프는 버럭거리며 이야기를 합니다. "앞으로 쭉 그렇게 해. 셰프가 아니라 하느님, 부처님의 레시피라도 맛없으면 손 대! 고쳐 알았어!" 오랜 시간 자신의 목표를 위해 묵묵하게 최선을 다한 유경은 자신의 스승이자 사랑인 최셰프의 실패한 레시피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창조를 위한 파괴는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갑자기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꾸준하게 준비를 했었기에 가능했던 파괴는 곧 창조로 이어지고 그렇게 자신만의 가치로 환원된다는,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진리를 이야기 하는 <파스타>는 특별한 가치를 던져주었습니다.

최현욱의 복귀와 세영의 바로서기. 대미를 장식할 '뉴셰프 대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유경과 여성 삼인방대 남성 삼인방'과의 대결은 <파스타>의 남은 4회를 재미있게 만들어 줄 히든카드가 되어줄 것입니다. 촘촘하게 엮 내며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진행시키는 <파스타>는 오랜 시간 기억될 명품 드라마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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