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집 나간 자식(?) 스파이더맨의 판권은 여전히 소니픽쳐스에 있지만,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은 마블 스튜디오와 합작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부터 마블 스튜디오에 합류한 스파이더맨에는 그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가 특별 출연해 마블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아직 소니픽쳐스에 묶여있는 몸인지라 완전한 귀환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찌되었든 마블의 품으로 돌아온 스파이더맨은 어벤져스 군단과는 또 다른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애초 <스파이더맨>의 시작은 하이틴물이고, 주인공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을 포함 대부분의 인물들이 고등학생인 만큼,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풋풋한 감성을 선사하고자 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틸 이미지

아이언맨으로 알려진 토니 스파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의 권유로 우연히 어벤져스 군단에 일시적으로 합류한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는 그날 이후 어벤져스에 합류할 날만 간절히 꿈꾼다. 이런 피터에게 토니는 섹시한 숙모님의 말씀 잘 들으면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면서 때를 기다리라고 했지만, 혈기왕성한 피터는 참지 못하고 일을 저지르고 만다.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히어로 스파이더맨이다 보니, 그가 상대하는 악당 벌처(마이클 키튼 분) 또한 여타 어벤져스들이 상대 했던 악당들처럼 극악무도하다기보다는 가족을 위해 할 수 없이 악의 전선에 뛰어 든 생계형 범죄자 느낌이 난다(물론 그냥 평범한 좀도둑은 아니다). 악당 치고는 상당히 약해 보이나, 나름 정 많고 인간적인 매력도 물씬 풍긴다. 사실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피터 때문에 벌처가 막판 들어 교화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어벤져스> 혹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스케일을 기대하고 갔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스파이더맨>은 하이틴 감성에 맞춘 풋풋한 청춘물이니 당연히 그에 맞춰서 이야기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흥미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면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의 관계다. 스파이더맨이 가진 가능성을 믿지만,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해하는 아이언맨의 모습은 흡사 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보는 것 같다.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틸 이미지

다행히 아이언맨은 다른 어른들처럼 피터(스파이더맨)을 마냥 어린아이로 단정 짓지는 않는다. 아직 성장기의 스파이더맨에게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보호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능력의 양면성을 깨닫고 절제하여 활용할 수 있는 자제력과 책임감이다. 그리고 아이언맨은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이용하여 스파이더맨 스스로가 자신이 가진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제아무리 아이언맨이라고 한들, 도무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춘기 소년을 제어할 수는 없는가 보다. 자신의 품안으로 돌아와도 된다는 토니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피터는 자신만의 길을 떠났고, 토니는 흔쾌히 스파이더맨이 가는 길을 응원한다. 언제라도 어벤져스에 합류해도 좋다는 여지를 남겨둔 채 말이다. 비록 완전히 마블 스튜디오 품안에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어벤져스> 등 다른 마블 스튜디오 영화에 등장할 수 있는 스파이더맨 귀환이 여러모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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