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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의원도 "몰랐다", 허무한 셀프조사의 결말[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7.07.03 16:00

리얼미터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은 역시나 전체 정당들 중 꼴찌를 차지했다. 그 충격은 너무도 커서 갤럽 발표가 예방주사가 되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호남에서 자유한국당보다도 뒤졌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대선조작 혐의는 국민의당의 미래와 현재를 모조리 부정하게 만든 것이다.

그런 한편 국민의당 자체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모처에서 안철수 전 의원을 만나 대면조사를 벌였고, 결과를 언론에 전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김 의원은 "당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에 관한 종합 결론은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이라면서 "안철수 전 대표가 이 사건에 관여했거나 인지했거나 조작된 사실을 보여줄 어떤 증거나 진술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주장이었다. 

김관영 의원은 그러나 “당 검증시스템이 무기력하다”며 “정치적 책임을 질 사람은 져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겼다. 단 50분의 대면조사로 진실을 규명했다는 것부터 의문이 남는 결론이라 할 것이다. 쟁점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 검찰 수준의 조사를 한 것도 아니고, 만나서 한 시간 남짓 대화한 것으로 혐의를 있다 없다 판단하는 것부터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민의당 '문준용 특혜채용 증거조작 사건'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당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이유미 씨가 안철수 전 대표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비공개 조사였다는 점에서 박근혜가 정규재TV와 단독 인터뷰한 것보다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반응에 주목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도 속았고, 국민의당도 속았다”는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주장에 2008년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의원의 “결국, 저는 속았습니다. 국민도 속았습니다”라는 영상을 찾아내 냉소하는 누리꾼에게 설득력을 갖기는 틀린 일이다. 

그런 빈약한 국민의당의 설득력은 여론조사에 곧바로 반영되었다. 여론은 무려 71.5%가 국민의당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 조사가 실시된 것이 6월 30일과 7월 1일이었고, 당시에도 국민의당에서는 줄곧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시점의 오차는 없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역시나 국민의당 셀프조사는 적어도 국민을 설득하지는 못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 국민의당이나 안철수 전 의원으로서는 정말 억울할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대선기간 사실무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민주당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을 기정사실화해서 공세를 펼쳤던 국민의당에게 돌아온 역지사지의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검찰인데, 국민의당의 입장과는 달리 검찰은 7월 3일 이준서 전 최고의원을 소환했다. 검찰 포토라인에서 이 전 최고의원은 “이유미가 모든 것을 속였다”고 했지만 그 입장이 끝까지 관철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국민의당 수뇌부에 대한 소환과 조사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조사를 받기위해 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셀프조사가 아마도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전 의원이 거부했던 대면조사까지 강행했다지만 나온 결과는 아무 것도 없다. 71%가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고 믿는 여론 앞에 오히려 안 하니만 못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이래서는 여론을 돌려세울 수는 없다. 

거기서 더 중요한 문제는 과연 셀프조사의 결과인 “몰랐다”가 진정으로 안철수 전 의원을 비롯해서 박지원 전 대표, 이용주 의원 등의 면죄부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와 조작의 혐의는 별개이다. 설혹 조작에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그 조작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 여전히 선거법 위반의 혐의 안에 있는 것이다. 

또한 검찰출신이 즐비한 국민의당에서 그들 스스로 정치초년생이라고 규정한 이유미에게 전부 속았다면 부도덕만큼이나 심각한 무능을 자인하는 셈이다. 결국 몰랐다는 말은 면죄부가 되기는커녕 형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모두 국민의당에 좋을 것이 없는 악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뭘 해도, 하지 않아도 여론만 나빠지는 형국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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