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매우 강력한 약속인 동시에 촛불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졌다면 모를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대통령이기에 적폐청산을 위한 개혁은 잠시도 주저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그에 반발하는 세력이 없지는 않겠지만 뚝심의 문재인 대통령은 개의치 않고 전진해 갈 것이다.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민의 지지와 개혁 당사자의 도덕성 그 모두를 가졌기 때문이다.

아직 유세가 한창인 때였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4대강을 비롯해서 이명박 정부의 3대 의혹 다시 말해서 사자방 비리에 대한 재조사 의지를 천명했고, 청중들은 깜짝 놀랄 정도로 환호했다. 그것이 민심이었다. 지난 권력에 대해 가혹하다면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민심이 그런 것이고, 지난 정권을 심판한다면 그것 역시 민심이 시킨 것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22일 문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했다. 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곧바로 “정치적 시빗거리를 만들지 말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후속사업을 완결하고 확보한 물을 잘 관리하여 당면한 가뭄을 극복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한 정치보복이라며 반발도 하고 있지만 거기에 동의할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지금 당장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상상 이상으로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단언할 수 있다. 사자방 비리에 대한 어떤 형태의 집요한 조사도 국민들은 환영할 것이다. 특히 몇 년씩 가슴을 치며 울분을 쌓아왔던 4대강이라면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새 정부의 4대강 조사가 언제 이루어질까 두려워했던 것이라면 시민들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빨라 반가울 따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4대강 문제가 4번이나 감사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진정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했다고 믿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4대강 공사 이후 강이 죽어버린 것은 우리 국민들의 아픈 상식이 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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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의 국민혈세를 들여 조금이라도 나아진 결과라도 있었다면 혹시 몰라도 어디서도 긍정적 효과를 찾아볼 수가 없고, 이제는 ‘녹조라떼’라는 대명사가 먼저 떠오르는, 다가가기도 혐오스러운 죽어버린 강이 돼버린 원흉 4대강 사업을 조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또한 정권이 바뀌었어도, 다시 감사를 했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박근혜 정부의 직무유기도 반드시 밝혀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자기 세력 감싸기로 현안을 덮은 결과 이제는 환경지킴이들의 숙원인 보 개방을 하더라도, 강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생태계 자체가 망가져 버렸다. 사람들은 말한다. 4대강 사업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처음부터 치수나 수질개선 등은 허울이었고 그저 대형 토목공사 그 자체가 목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리하는 것보다 철거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저렴한 것이 그 결과일 뿐이다.

4대강 정책감사 실시와 함께 정부는 몇 개의 보를 상시 개방하도록 했다. 그것만으로도 강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한껏 기대에 부푼 환경단체들의 간절함은 동시에 처절한 분노인 것을 잘 알 수 있다. 강을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은 너무도 어렵지만 꼭 해야만 할 일이고, 그 강을 망가뜨린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반드시 밝혀내야 할 일이다. 통합이라는 강제된 아젠다에도 불구하고 적폐청산의 의지를 굽히지 않은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국민의 뜻이 그것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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