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진보언론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사이의 불협화음을 조선일보가 못 본 체하지 않았다. 17일 조선일보는 이를 사설로 다루며 점입가경이라고 비꼬았다. 근거와 실익이 없는 논란이 만들어낸 빌미라고 해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 적폐 청산의 대상인 조선일보에게 ‘강 건너 불 구경’하게 만든 것은 두고두고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조선일보는 이날 [‘이른바 '문빠'의 인터넷 홍위병 행태 점입가경] 사설에서 “'문빠'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넷 지지 집단이 민(주)노총을 적폐 세력으로 공격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기세를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임명을 반대하는 민주노총을 향해 ’귀족노조‘라는 비난을 가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많은 국민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노총은 우호적 관계일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 그런 민(주)노총조차 문 대통령을 조금이라도 비판하면 '문빠'에겐 '적폐'가 된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이 귀족노조라는 것은 문재인 지지자들 입에서 나올 법한 얘기가 아니다.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후보가 줄곧 이야기해 온 선동에 불과하다.

또한 조선일보는 진보언론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의 불협화음도 빼놓지 않았다. “그제는 문 대통령의 인터넷 지지 집단이 한겨레신문사가 운영하는 주간지에 대해 '문 대통령 사진을 소홀히 다뤘다'면서 비판하고 나섰다”며 “이 신문의 한 기자가 이에 반발하는 글을 올리자 그의 페이스북 댓글난은 순식간에 험한 욕설로 메워졌고 기자는 ‘죄송하다. 자숙하겠다’고 사과하고 물러섰다”고 전했다.

입이 삐뚤어진 조선일보이지만 새겨들을 말이 아예 없는 게 아니다. 조선일보로부터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게 참담할 뿐이다. 조선일보는 “지금 문 대통령 인터넷 지지 세력은 문 대통령의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자세다.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 ‘도를 넘어서는 일을 자제해 달라’고 했지만 통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홍위병 행태가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근거와 실익이 없는 혐오 논란이 계속될수록 피아의 구별은 어려워진다. 또한 조선일보의 훈계조에 힘만 실을 뿐이다. 밝혀야할 부분도 있다. 근거와 실익이 없는 혐오의 근원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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