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이 있었던 조국 교수가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에 올랐다. 이명박근혜 9년 동안 검찰 출신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파격적이다. 조국 교수 선임은 말 그대로 검찰 개혁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공수처는 국회의 몫이라는 점에서 확신할 수 없지만 기존과는 다를 수밖에 없음은 명확하다.

파격인사 속 개혁 의지;
권력 기관은 정치와 별개, 그 강력한 의지는 공수처 설립에 달렸다

당선 소감을 전하는 자리에서 검찰 개혁 의지를 밝힌 문재인 대통령. 이는 조국 서울대 교수를 민정수석에 선임하며 선명하게 드러났다. 형법 전공자인 조국 교수는 그동안 검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왔던 인물이다. 공수처 설립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강력하게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검찰 개혁은 최우선 과제로 다가온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립은 검찰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검찰만이 아니라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던 이들에게 공수처는 사신과도 같은 부처가 아닐 수 없다.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던 검찰을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는 기관의 설립은 결국 검찰이 더는 우병우 같은 자를 만들 수 없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국 민정수석이 1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국회의원 중에도 검찰 출신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에서 입법 과정에서 저항이 클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더욱 공수처의 힘을 어느 선까지 실어줄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조국 교수의 민정수석 발탁은 검찰 개혁의 신호탄이다. 사시 출신이 아닌 형법 전공자인 학자라는 점과 그동안 꾸준하게 검찰 개혁을 외쳐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의지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는 사실만은 명확하다.

인사수석 자리에 여성인 조현옥 교수가 임명되었다. 그동안 인사수석 자리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다는 점에서 파격이다. 집권 기간 동안 공직에 성평등을 이루겠다는 문 대통령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단순히 기계적인 성평등이 아니라 능력이 있다면 남녀를 가릴 이유가 없다는 의지가 그 안에 담겨 있다.

조현옥 교수의 경우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자문회의'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문 대통령의 과거 청와대 비서실장 당시 균형인사비서관을 역임했단 점에서 꾸준하게 인사 검증 과정을 해왔던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성평등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많은 변화가 예고된다.

조국 민정수석(왼쪽부터) 조현옥 인사수석, 윤영찬 홍보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이 1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 브리핑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인선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영찬 홍보수석은 미디어 전문가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자 네이버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하며 온오프라인을 모두 경험했다는 사실이 강점이 될 수 있다. 기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맥이 넓은 점 역시 홍보수석으로서는 제격이라는 평가다. 총리로 선임된 이낙연 후보자 역시 동아일보 출신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균형감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문 정부에서 윤영찬 홍보수석은 많은 일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예고된 인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중요 직책을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던 인물이라는 의미다. 가장 파격적인 인사는 바로 이정도다. 청와대 총무비서관 자리에 기재부 공무원을 임명한 것은 파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청와대 곳간 열쇠를 가질 수 있는 자리인 총무비서관 자리에 기재부 공무원을 임명한 것은 능력을 우선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인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이 자리는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맡던 자리다. 하지만 전문가를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임명한 것은 투명한 운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왼쪽)가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를 방문해 노회찬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요 인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심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노동부장관에 임명할 것인가로 쏠리고 있다(이와 관련해 박영선 의원이 실명을 거론하며 언급하기도 했었다). 문 대통령은 능력만 있다면 정파를 떠나 누구라도 삼고초려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심상정, 노회찬 의원의 노동부장관 임명과 관련해서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했던 발언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홍 전 회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떠돌던 시점에 나온 홍 전 회장의 말이 현실이 될지도 궁금해진다. 이는 파격을 넘어 협치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인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력이 승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 그는 대통령 임무를 시작하자마자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직접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고,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는 선언을 다시 했다. 적폐청산을 위한 노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이어간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최초로 마지막 모습이 아름다운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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