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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진보어용지식인론, 투표에도 에프터서비스가 필요해[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7.05.07 11:17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유시민이 출연을 했다. 좀처럼 없을 일이 생긴 것이지만 시민들로서는 대단히 관심이 갈 수밖에는 없었다. 촛불정국 속에서 <썰전>을 통해서 시민들의 궁금증과 가려움을 동시에 풀어주었던 유시민에 대한 인기는, 이제 정권교체가 임박했다는 기대와 확신 속에서 또 다른 기대감이 커져 있기 때문이다. 뜸들일 것 없이 바로 말하자면 유시민 총리론이 대표적이다. 

유시민이 <파파이스>에 출연한 것은 바로 그 점 때문이라고 했다. 기대했던 시민들에게는 아쉬운 일이겠지만 유시민에게는 더 큰(?) 그림이 있었다. 유시민은 절대 공무원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그렇다고 고고하게 살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유시민은 좀 의아할 수도 있지만 그 뜻을 알면 박수칠 수밖에 없는 말을 했다. 바로 진보어용지식인이 되겠다고 한 것이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방송 화면 갈무리

어용과 지식인은 참 잘 어울리는데 진보와 어용은 그렇지 않다. 아마도 진보라는 땅에 발끝이라도 대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펄쩍 뛸 일이다. 유시민의 진보어용지식인론은 일종의 풍자가 담겨 있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절실했던 참여정부에서의 경험에서 우러난 결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파파이스>에서 한 유시민의 말을 그대로 옮겨올 필요가 있다. 

“여당일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편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해주는 지식인과 언론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면 전원책 변호사님이 공격수, 제가 수비수 될 거 아니에요. 정말 사실에 의거해서 제대로 비판하고, 또 제대로 옹호하고 이렇게 하는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라고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때 그리고 서거 후 어린아이처럼 목 놓아 울던 유시민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유시민은 듣는 이들에게 그 우울을 들키지 않으려 오히려 과장된 말과 동작으로 청중을 웃게 했지만 그럴수록 그를 누르고 있는 한이 커보였다. 그러나 그것이 어찌 유시민 혼자만의 한이겠는가. 노무현을 잊지 못하는, 반성하고 후회했던 모두의 것이다. 그래서 유시민의 진보어용지식인론을 듣자 곧바로 수긍도 할 것이다.

이제 불과 며칠 후면 아주 오랫동안 고대했던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모두가 불안하다. 혹시라도 부정탈까 스스로들 저어했지만 참여정부의 그 참혹한 5년을 기억하는 한은 정권교체의 임박한 것이 그저 환희일 수는 없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문화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엄지척으로 보답하고 있다. 왼쪽 위에 한 지지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다지만 세상의 권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유시민의 표현에 의하자면 단지 청와대 하나만 바뀌게 되는 것이다. 여전히 호의적인 언론 하나 없고, 심지어 여소야대 상황이다. 그렇지만 새 정권에 대한 기대치는 과거 참여정부 때보다 크면 컸지 작지는 않다. 게다가 인수위조차 없이 곧바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은 새 정부에게 가혹하기만 하다. 

유시민의 진보어용지식인론에는 차마 드러내지 못한 또 하나의 바람이 있을 것이다. 바로 언론이다. 적어도 스스로의 고고함 때문이 아니라 사실을 놓고 정당하게 비판하거나 혹은 옹호해줄 수도 있는 그런 언론 말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참 절실했던 부분이 아니었던가. 문재인 지지자들은 “한국에는 조중동과 가난한 조중동만 있다”며 한탄을 한다. 촛불광장이 다섯 달 간이나 적폐청산과 정권교체를 외쳤어도 정작 대선 국면에 들어서는 탄청을 피우는 언론이고 보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봉하를 찾은 시민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대통령일 때는 그렇게 욕을 하더니 그만 두니까 좋아한다” 그랬다. 그가 떠났을 때 그렇게들 슬퍼한 사람들이 왜 대통령일 때 힘이 되어주지 못했을까. 그 잘못을 따질 필요는 없다. 다만 또 그런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유시민의 진보어용지식인론은 투표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던진다. 투표했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애프터서비스도 필요하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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