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대통령 선거 막판, SBS가 대형 사고를 일으켰다. 섣부른 보도가 볼썽 사나운 네거티브 공방의 소재를 제공하고 자체적으로는 대선판 최악의 쓰레기 기사에 오르는 형국이다. SBS가 관련 기사를 삭제했지만 파문은 언론탄압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는 지난 2일 8뉴스에서 해수부가 부처의 자리와 기구를 늘리기 위해 세월호 인양을 고의로 지연시킨 뒤 문 후보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보도의 방점은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이지만 익명의 공무원 발언을 통해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을 두고 문재인 후보와 거래를 했다는 정황으로 이어졌다.

해당 보도에서 해수부 공무원은 “솔직히 말해 이거(세월호 인양)는 문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것”이라며 “정권 창출되기 전에 문 후보에게 갖다 바치면서 문 후보가 약속한 해수부 2차관을 만들어주고, 해경도 해수부에 집어넣고 이런 게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중앙선대위원장(연합뉴스)

SBS가 관련 보도를 삭제하고 사과에 나섰지만 논란의 전개 양상은 시위를 떠난 활에 가깝다. SBS가 관련 기사를 삭제한 것을 두고 언론탄압 논란까지 불거졌다. 안철수‧홍준표 대선 후보 측은 각각 논평과 성명을 통해 논란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문재인 후보 측이 SBS에게 관련 기사를 삭제하도록 압박했냐며 언론탄압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문재인 후보 측이 관련 보도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을 빌미로 삼았다.

박지원 대표는 “권력의 욕망에 스스로 영혼을 불태우지 마라. 벌써부터 언론에 보복하고 기사 삭제를 강요하느냐”면서 “세월호 인양 시기를 문 후보 맞춤용으로 조정했다는 보도에 온 국민이 경악했는데 문 후보는 사죄는커녕 언론에 대한 보복과 고발 운운으로 맞선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이와 관련해 3일 SBS는 관련 보도에 대해 해명과 함께 사과를 하며 자세한 취재 내용은 후속 보도를 통해 밝히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SBS가 수습에 나섰지만 네거티브 공방이 잦아들지는 미지수다.

SBS는 3일 오전 '모닝와이드' 1부 방송을 통해 "일부 내용에 오해가 있어 해명한다. 해당 기사는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을 부처의 이익을 위해 이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보도한 것"이라며 "기사의 원래 취지는 정치권 상황에 따라 변화해온 해수부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보도 내용에서 충실히 의도를 담지 못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상세한 취재 내용 등은 후속 보도를 통해 밝히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과·해명·후속보도에도 SBS의 관련 기사는 대선판 최악의 쓰레기 기사라는 평가를 지우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박주민 의원은 개인 SNS에서 “최근 들어 많은 쓰레기 기사들이 양산되고 있지만 이 기사가 가장 최악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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