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준은 영주에게 귓속말로 "날 믿어요"라는 말을 했다. 살인사건 범인을 잡으려다 살인범으로 몰린 영주를 향한 동준의 마음은 명확해졌다. 영주의 살인 누명을 벗기기 위해 뭐든지 하려는 동준의 노력과 달리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이어졌고, 아버지를 잃은 영주의 오열과 주먹을 불끈 쥔 동준의 반격이 시작되려 한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영주 위한 아버지의 거짓말, 진실을 위한 반격은 시작되었다

살인범을 잡기 위해 송 비서를 추격하던 영주. 하지만 이 상황엔 의외의 변수가 존재했다. 송 비서를 추격하던 영주의 차 트렁크에 시체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사라진 강유택의 사체가 영주의 트렁크에서 발견되어 긴급 체포되는 신세가 되어버린 그녀. 상황은 지독하다.

철저하게 조작된 상황, 그 함정에 빠진 사람은 나오기 쉽지 않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을 주무르는 자들은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태백 최일환은 그 자체가 법이다. 그가 만든 함정에 빠진 이상 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그렇게 함정에 빠진 영주를 빼내야 한다. 시체를 옮긴 현장을 담은 영상이 필요하다. 동준과 영주는 의도적으로 쪽지를 흘려 최일환 대표에게 연락을 하도록 유도했다. 그렇게 얻어진 정보를 취득한 동준은 블랙박스를 확보하기 위해 당일 그 곳에 차량을 세워둔 차주를 찾기 시작한다.

문제는 동준만 움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동준의 뒤를 쫓던 정일은 차량 유리창을 파괴하고 블랙박스를 가져갔다. 그 안에는 송태곤 비서가 사체를 옮기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하지만 정일 입장에서는 이 영상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다.

영주의 무죄를 증명할 수는 있지만 일환을 무너트릴 수 있는 증거가 되지 못하는 상황은 혼란스럽다. 영주를 살리기 위해서 동준에게는 절실하지만, 일환을 공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이 블랙박스 영상은 중요한 거래의 대상이 된다. 반쪽 증거지만 정일은 이를 이용해 효과적인 거래를 성공시킨다.

송태곤 비서의 당일 차량은 폐차 처리가 되어 이미 사라졌다.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영주를 구할 수 없다. 이 상황에서 블랙박스 안에 있는 증거만이 영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당연하게도 정일은 영주를 찾아 제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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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의 아버지인 신창호가 직접 재심을 포기하고 범인임을 자백하란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자신들이 확보한 영상을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치료가 불가능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팔면 자신은 무죄를 증명할 수 있다. 이 지독한 딜레마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정일의 제안을 거부한 영주는 동준을 믿었다. 법정 싸움을 하더라도 외롭지 않다는 사실을 영주는 최근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영주를 구하기 위해 동준은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다. 대법원장과도 맞서 싸운 정의로운 판사였던 동준은 영주를 구하기 위해 파렴치한 존재임을 스스로 알렸다.

영주가 동준을 협박하기 위해 만든 영상을 스스로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사건 당일 자신이 영주와 함께 어머니가 운영하는 요양원에 함께 있었다고 말을 맞춘다. 그렇게 영주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동준. 하지만 동준의 마음과 달리, 상황은 이 모든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들보다 자신의 사업이 더 중요한 아버지 이호범은 동준이 아내인 수연과 함께 당일 병원에 있었다며 모든 것을 조작해낸다. 이로 인해 결국 동준은 무혐의가 되고 영주는 더욱 악랄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부인을 통해 보다 명확하게 상황을 믿게 만들려고 했던 동준의 선택은 독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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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청구 심사를 하는 날 판사에게 전달된 영상 하나는 영주를 무죄로 풀려나게 했다. 그 영상은 바로 동준이 그렇게 찾고자 했던 블랙박스 영상이었다. 정일이 보낸 이 블랙박스는 결국 신창호와 거래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었다. 딸인 영주가 거부한 거래를 아버지에게 동일하게 제안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는 딸을 억울한 희생자로 만들 수는 없었다. 자신이 억울한 죄인이 되어 죽는다 해도 딸만은 구하고 싶었다. 그렇게 신창호는 정일의 제안을 받고 자신이 살인자라고 영상 녹화를 한다. 그렇게 딸을 살린 아버지는 씁쓸하게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요양원에 도착하기 직전 숨을 거둔 아버지. 그런 아버지 앞에서 오열하는 영주는 서럽기만 했다. 정의롭게 살아왔던 아버지의 삶이 한순간 파렴치한 존재로 전락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딸을 구하고 싶었던 아버지의 마음은 그렇게 딸을 아프게 했다.

너무 정의로워서 꺾일 수밖에 없었던 신념의 기자 신창호는 딸을 위해 살인자를 자처했다. 그렇게 마지막 영상을 보며 동준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정의로운 판사로 살아가려던 동준은 바로 신창호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이 망가졌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은 그렇게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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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는 최일환의 몫이지만 이에 동조했던 동준 역시 공범일 수밖에 없었다. 뒤늦은 후회로 일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정작 신창호는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고인의 무죄를 밝히고 악당들에게 정의로운 법의 처벌을 받게 만드는 것이 동준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고려청자와 비행기 티켓, 상징적인 그래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만드는 과정. 아버지를 죽인 무기를 일환에 선물하며 선전포고를 하는 과정은 흥미롭다.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된 둘의 갈등을 극대화시키는 과정 역시 매력적이었다. 송태곤 비서가 동준의 2, 3년과 일환의 10년 형량 거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오열하는 영주와 꽉 쥔 주먹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동준. 정일은 '낚시터 살인사건'에서 벗어났다고 확신하고 있다. 최일환은 모든 것을 꾸며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로 만들었다. 이 뒤집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을 뒤집기 위해 영주와 동준은 다시 시작한다. 복직한 영주와 태백에서 일환과 정일을 압박하는 동준. 복수를 위한 반격은 이제 시작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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