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언론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취재진을 향한 집단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흥분한 탄핵 반대 세력이 언론사 취재진을 향해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 기자도 폭력으로 상해를 입었다. 경찰이 제지에 나섰지만 소용없어 취재진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안국동과 광화문 일대는 탄핵 반대 세력의 폭력 행사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 이들의 폭력 행사는 주로 언론사 취재진에 맞춰져 있다. 특히 카메라를 소지한 취재 기자는 식별이 용이한 까닭에 이들의 단골 표적이 됐다.

SBS특보 화면 캡처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종로경찰서는 “현재 시위가 매우 격앙된 상태라서, 나이가 젊기만 해도 누구냐며 의심하거나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젊은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촬영까지 하려고 하면 기자라며 수 십 명이 에워싸서 폭행을 가하는 상황”이라고 취재진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광화문 일대에 폭력이 난무해 한국일보, 연합뉴스, SBS, 매일경제 등 현장기자들이 흥분을 넘어 광분한 탄핵 반대 세력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한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는 촬영 도구로 쓰이는 철재 사다리로 카메라 기자의 머리를 내려치는 아찔한 영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의 쇠파이프가 취재진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다반사다.

외신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헌재 근처에서 박근혜 지지자로 보이는 복수의 남성들이 취재하던 교도통신의 한국인 남성 카메라맨(53)에게 집단으로 폭행을 가했다. 다행히 카메라맨은 머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의식은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언론노조는 긴급 성명을 통해 취재진에게 가해지는 폭력 사태에 대해 공권력이 나서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어떤 명분으로도 기자에 대한 폭력은 일어나선 안 될 것”이라면서 “이 시간 이후에 기자들의 모든 취재는 공력권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권력에 촉구한다”며 “기자 집단 폭행은 공권력에 도전이자 헌법에 대한 도전으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에 대한 책임자의 약속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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