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월요일 KBS <시사기획 쌈> '2007대선 어떤 이미지를 선택하시겠습니까'편의 한장면이다.

대선을 한달 앞두고 이젠 유권자가 아니라 PD의 마음으로 살리라 다짐했다. 이게 다 KBS <시사기획 쌈> 때문이다.

19일 방송은 짐작은 했지만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었던 대선후보들의 선거운동 전략을 상세히 알려줬다.

이명박 후보캠프는 토론회 장소 선정하나에도 공을 들였다. 사진기자 출신이 나서 후보가 의도한 대로 카메라 앵글에 잡힐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하고 있었다. 후보가 당일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사전에 모두 결정된다.

정동영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친근감 있어 보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쓰고 있었다. 홈페이지를 만들 때도 너무 '귀티'나는 그림들을 배제했다. 토론회 중에는 지갑안에 군대간 아들 사진을 준비했다가 의도적으로 꺼내 보여줬다. .

문국현 후보는 토론회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 아예 스튜디오를 빌려 예행연습을 했다. 공격적인 질문에 대응하는 자세는 물론이고, 말투나 손동작 등도 모두 회의를 통해 결정된 결과에 따라 움직였다.

이회창 후보는 귀족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노력중이다. 출마 선언 후 가장 먼저 장애인 가정부터 방문했다. 다정하게 손을 잡아주는 장면은 반드시 연출된다. 그 후에도 연일 민생체험을 하러다녔다.

어차피 2007년 대선에서 정책대결은 물건너간 상황이다. 막판에 너도 나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뛰어들었으며, 누구는 아무하고나 손잡고 있다. 또 누구는 언제 폭탄이 터질지 몰라 좌불안석으로 보인다. 그러니 '정책' 좀 없어도 국민들이 놀랄것도 없다. 결국 나온 후보 중 이미지가 가장 좋은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누가 얼마나 뛰어난 연기를 해서 유권자를 감동시키느냐가 관전포인트다.

미디어선거전에서 이런 경쟁들은 당연하기도 하다. 하지만 도대체 그들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나라로 변할지 짐작도 안되는 상태에서 막연한 구호들만 보고 선택을 하라니 환장하겠다.

이 거대한 오디션에서 누구를 캐스팅할까? 무엇보다 지금 구상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적합한 인물이 나오기는 했나?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그 중 가장 나은 연기자로 결정했다고 해도 걱정이다. 그들이 계속 NG를 내면 어쩌나. PD가 컷을 외친다고 듣기나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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