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롯데로 복귀했다. 롯데를 떠난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시애틀에서 1년 간 뛰었던 이대호가 롯데로 복귀하고 3루수를 지키던 황재균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이대호와 황재균의 들고 남이 롯데 자이언츠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해진다.

롯데, 황재균 떠나고 이대호가 돌아왔다

이대호가 롯데로 돌아온다. 그동안 미국 잔류와 일본 복귀를 타진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다가오기도 한다. 물론 이대호는 선수 생활 마지막은 원 소속팀인 롯데에서 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 그의 복귀는 야구 인생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대호는 롯데와 4년 150억에 계약을 했다. 국내 FA 사상 가장 높은 금액이다. 최형우가 삼성에서 기아로 팀을 옮기며 받은 100억이 최다였지만, 이대호는 가볍게 그 기록을 경신했다. 이대호 정도의 실력이라면 그 금액을 받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다.

프리에이전트(FA) 이대호가 친정팀인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다. 롯데는 24일 이대호와 4년 총액 150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2011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 활약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을 선택했다면 이보다는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고민 끝에 국내 복귀를 선언한 이대호로 인해 위기의 롯데는 숨통을 틀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물론 팀이 갑작스럽게 우승 가시권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야구 도시 부산에 다시 한 번 야구 바람이 불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대호의 파워는 검증이 되었다. 스플릿 계약을 통해 어렵게 메이저에 올라간 이대호는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엄청난 파괴력을 보유한 이대호의 존재감은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대호의 실력이라면 국내에서 다시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욱 이대호가 떠난 후 국내 타자 자리를 장악하고 있던 박병호와 테임즈가 모두 메이저로 갔다는 점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더 커 보인다.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하고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팀을 우승까지 견인했던 이대호의 복귀는 분명 호재다.

롯데와 KT의 제안도 뿌리치고 메이저 도전에 나선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었다. 1년 보장 150만불과 인센티브 160만불로 총 310만불 계약이다. 하지만 메이저가 보장되지 않은 스플릿 계약이라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합류해 메이저 25인 로스터에 도전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춰졌다.

SF는 우승 후보팀이다. 그만큼 내부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는 없다. 더욱 SF의 3루수에는 에두아르두 누네스가 있다. 확고한 주전이 있는 상황에서 황재균이 과연 최종 엔트리에 들어설 수 있을지 아직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SF가 주전 3루수였던 누네스를 유틸리티 맨으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황재균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프링캠프에서 황재균이 3루수로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SF의 시즌 3루수를 황재균이 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넥센에서 롯데로 트레이드가 된 황재균은 확고한 3루수로 자리잡았다. 수비 실력만이 아니라 타격에서도 큰 존재감을 보인 황재균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는 도전이다.

지난 시즌에도 도전했지만 그를 선택한 팀은 없었다. 그럼에도 황재균은 다시 도전해 성공했다. 물론 스플릿 계약이라는 함정이 변수로 작용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실력으로 검증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황재균으로서는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

롯데는 황재균을 내주고 이대호를 받은 셈이 되었다. 이대호는 주전 1루수나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의 합류로 롯데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은 명확하다. 황재균이 기록한 27홈런을 훌쩍 넘는 40홈런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기는 대포의 복귀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될 일이다.

황재균이 이대호처럼 스프링캠프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거가 된다면 올 시즌에는 한국인 3루수를 두 명이나 볼 수 있을 듯하다. SF는 언제나 우승 후보라는 점에서 황재균이 기회를 잡아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다른 팀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대호와 황재균은 모두 검증 받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들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속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꾸준하게 보여주었던 능력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기대를 해도 좋을 듯하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들이 롯데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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