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 결승 1라운드의 결과가 나왔다. 압도적 점수차로 포르테 디 콰트로가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인기현상과 흉스프레소의 순위였다. 순위마다의 점수차가 워낙 커서 과연 결선 라운드에서 역전은 무척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었다. 1위와 2위팀의 점수차가 무려 76점, 3위는 123점의 격차를 보였다.

심사위원과 방청객 500명의 투표를 합산한 결과였지만 두 부문 모두 순위대로 득점차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2라운드 배점이 1라운드보다 큰 60%라는 점은 역전을 노리는 두 팀에게 큰 위안이겠지만, 1위팀이 결코 방심하지 않을 것이기에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생방송 결승무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3위가 1위를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실상 최종 우승은 결국 1,2위 팀의 각축이 될 공산이 크다.

JTBC <팬텀싱어>

그런 전망 속에서 1라운드를 돌아보면 승부는 두 가지에서 갈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선곡과 편곡이었다. 1위와 2위 팀이 크게 비교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각 팀의 이름부터 운명적으로 가져온 결과였다. 먼저 인기현상은 멤버들의 이름 하나씩을 따와 결합했고, 포르테 디 콰트로는 사중창의 힘이라는 의미였다.

묘하게도 결선 1라운드에 두 팀은 선곡과 편곡도 꼭 그렇게 팀명과 평행을 이뤘다. 인기현상의 경우 이 전략은 그간 잘 통했던 방법이었지만 문제는 4중창이라는 점이었다. 두 번째 곡을 중심으로 본다면, 조용필의 ‘슬픈 베아트리체’는 네 명이 화음 없이 끌어가는 과정이 너무 길어 지루함마저 들었다. 반면 기악곡에 가사를 붙인, 어찌 보면 성악곡으로는 밋밋할 수 있는 노래(Notte Stellata)를 포르테 디 콰트로는 화음으로 살려냈다. 현장에서 듣는 4성부 화음은 그것이 아무리 정형적일지라도 매우 강력하다.

JTBC <팬텀싱어>

인기현상은 멤버 각자의 색깔에 치중했고, 포르테 디 콰트로는 멤버 전원의 화음에 더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물론 인기현상은 그렇게 하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다. 정통 중창이 아닌 크로스오버를 추구하는 <팬텀싱어>라는 점에서 아직 정답이 없는 크로스오버 문법을 찾기 위한 당연한 실험이라고 좋게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이 평가에 참여할 때에는 그런 의도와 의미는 선택에 반영되지 않는다. 그걸 몰랐거나 혹은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조금 방심했거나 오만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포트테 디 콰트로는 크로스오버라는 무게보다 중창의 전형적 가치에 더 힘을 실었고, 그것은 훨씬 더 실전적 효과를 가져왔다.

사실 3팀의 심사위원 점수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1위가 575점, 2위가 564점, 3위가 554점이었다. 크지 않은 순위별 점수를 압도적으로 벌린 것은 관객 투표였다. 관객 투표를 점수로 환산한 결과는 차례로 185점, 121점, 93점이었다. 어차피 결선라운드까지 올라온 세 팀에게 심사위원들이 아주 큰 차이를 두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결국 마지막 한 번의 대결을 남긴 세 팀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명확해졌다.

JTBC <팬텀싱어>

심사위원이 아닌 관객과 시청자를 더 주력해서 공략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이 프로그램의 의도와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있지만 일단 <팬텀싱어> 제작진이 선택한 환경이 그것을 강요한 현실이 그렇다. 게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시청자 문자투표까지 도입한다고 한다. 이것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우 위험한 예측일 수 있지만 인기현상 팀에 조금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자투표는 당일의 노래에 대한 평가보다는 지금까지의 각 팀이 쌓아온 인기에 대한 반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극복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점수차라는 것은 분명하다. 과연 대세를 굳힐지 아니면 극적 반전이 일어날지, 다음 주를 기대해본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