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과 관련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법원의 판결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사유 중 상대방에 대한 조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목록은 황당하게 다가온다.

이재용의 뇌물죄는 현재진행형;
문형표 구속은 정당하고 이재용은 부당한 현실, 두오모 성당 큐폴라 100년의 기다림

삼성 공화국의 위세는 여전히 강력하다. 삼성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30억이 넘는 뇌물을 제공하고서도 구속되지 않는 것은 삼성이기 때문이니 말이다. 노골적으로 이권 개입을 요구했던 대통령,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의 메모, 정호성의 폭로, 반기문의 끊임없는 논란 등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문형표는 특검 첫 번째 구속이 된 인물이다. 이는 삼성과 관련한 뇌물죄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동일한 사건을 두고 이 부회장에게는 구속 영장 청구가 기각되었다.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목록은 누구도 인정할 수 없는 문제다. 대통령이 직접 가담한 희대의 사건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일반적인 뇌물죄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뇌물 수수자인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악의적으로 피해왔던 상황인데, 그 부당한 행위가 결국 이 부회장을 구속 시킬 수 없는 사유가 되었다는 것은 형평성에서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재벌에게 관대하다면 과연 법원은 정경유착을 끊어낼 수 있을까? 현재 이 사건은 단순한 뇌물죄 수사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정경유착을 끊어내는 첫 시작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그럼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이 부회장에게 구속 영장 청구를 내주지 않은 것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의 메모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이들이 얼마나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최순실과 정유라가 독일 이민 중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2017년까지 삼성이 지원해줘야 한다고 적었다. 비덱 스포츠 대신 말 중계회사 이용해 정유라에게 말을 사줘야 한다는 대목까지 있다.

적극적으로 범죄에 가담했음은 박 사장의 메모만으로도 충분히 소명된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이 개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면 과연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적극적으로 뇌물을 주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취한 삼성이 과연 당당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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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은 탄핵 심판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다섯 가지 쟁점 중 하나인 뇌물 강요 등 형사법 위반은 법률 위반 사안이기 때문에 탄핵과는 상관없다. 다른 헌법 위반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법률 위반 사안들은 다시 정리해 탄핵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는 점에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2월 중순이나 말에는 탄핵여부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인 의도로 탄핵을 늦출 가능성도 없다고 밝힌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발언을 봐도 박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특검 역시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도 2월 초 박 대통령 수사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증인 신청은 줄이고 탄핵 사유도 요점을 더 추려서 헌재에 제출하겠다는 것은 결국 탄핵 심판이 핵심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우려했던 헌재는 의외로 속도를 높이고 있고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 탄핵 인용은 최대한 빠르게 결정 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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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대포폰을 사용해왔다는 사실은 정호성에 의해 다시 확인되었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 사실과 관련해 부정해왔지만, 최측근인 정호성이 대통령이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헌재에서 증언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가 추가되어야 할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최순실이 수많은 대포폰들을 사용해왔다는 사실은 이미 다 드러났다. 그리고 대통령까지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것은 이들의 범죄 공모가 얼마나 치밀하게 이뤄져 왔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대포폰만이 아니라 차명 계좌까지 사용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는 점에서 이 범죄 조직을 어떻게 처벌을 할 것인지 중요하게 다가온다. 국민에게는 대포폰 사용을 범죄라 하고 차명 계좌도 불법이라 하면서 자신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범법 행위를 저질러왔다는 사실은 중범죄가 아닐 수 없다.

최순실에게 재벌총수 면담 사실을 사전에 알려줬다는 것도 정호성에 의해 드러났다.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은 최순실과 관련된 '누슬리'라는 업체를 꼭 집어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지시를 했다는 사실은 범죄 집단의 우두머리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증언을 통해 안종범이 VIP가 500억으로 규모를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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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은 명확하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는 조윤선 장관은 관제 데모를 지시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단순히 '문화계 블랙리스트'만 작성한 것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어버이연합과 전경련, 국정원을 활용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윤선 장관만이 아니라 김기춘 역시 적극적으로 이 모든 것을 조율해왔다는 점에서 구속 수사는 당연해 보인다.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빨갱이' 타령을 했던 박근혜에게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국정 운영의 기조였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은 청와대가 문화계 성향이 좌파적이라며 우려했었다고 밝혔다. 문화 자체가 좌파 성향일 수밖에 없는 것은 어느 나라나 같다. 기존 가치를 파괴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작자들에게 수구적인 사고를 주입한다면 그게 문화인가?

반기문의 "나쁜 놈들이에요"라는 발언은 박근혜를 떠올리게 한다. 박근혜가 자신의 지시를 받지 않는 공무원을 "나쁜 사람들이다"라는 말을 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한일위안부협상'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냈던 반기문은 이런 질문들이 쏟아지자 더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외치며 기자들에게 나쁜 놈들이라는 말까지 했다. 이런 사람이 과연 대선에 나설 수나 있을지 의아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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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앵커브리핑은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의 상징이기도 한 돔 큐폴라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갔다. 서민들의 피땀으로 지은 이 성당은 가장 중요한 큐폴라를 만들 수 없었다고 한다. 당시 기술로는 원하는 큐폴라를 만들 수 없는 그들이 선택한 것은 기다림이었다. 언젠가 기술은 진보할 것이고 끝내는 돔과 함께 성당은 완성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피렌체 사람들이 기다린 시간은 무려 100년이다. 그 100년의 기다림이 가장 아름다운 성당을 완성하는 이유가 되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구속 기각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적폐 청산을 위해 움직인 것은 이제 3개월. 그 숨 가쁘게 달려왔던 3개월의 시간에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무리함일 수도 있다.

탄핵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정경유착의 악폐를 끊어내는 일이 판사 하나로 멈춰질 일은 아니다. 명확하게도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발걸음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두오모 성당의 463개의 계단을 올라서면 아름다운 피렌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거대하고 아름다운 큐폴라는 100년의 기다림으로 완성되었다. 모든 악폐들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걷어내는 작업들은 이제 더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는 것만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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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에서 정리한 반기문의 발언에 대한 명확한 분석은 많은 이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그의 발언들이 얼마나 앞뒤가 맞지 않는지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반기문이 과연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아하게 다가온다. 알면 알수록 멀어지고 싶은 존재로 전락해가는 것은 명확해 보이니 말이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공지영의 소설로 유명하지만 이 제목은 붓다의 이야기를 차용한 것이다. 특검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흔들릴 이유가 없다.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면 된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말이다. 특검 뒤에는 국민이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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