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이 모두 끝난 후 방영된 <낭만닥터 김사부>는 번외편마저 20%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혜수의 등장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았고, 한석규와의 궁합은 결과적으로 시즌 2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낭만이 사라진 시대;
김사부의 낭만 사랑, 한 사람의 낭만 닥터가 세상을 이롭게 만든다

돌담 병원을 찾은 낯선 여인. 그 여인을 만난 김사부는 놀랐다. 둘이 친하다는 사실은 두 사람이 마주치는 순간 명확하게 드러났다. 10년 만에 만나는 둘의 이야기, 시청자들을 위한 하나의 선물처럼 꾸민 번외편은 많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동주와 도일에게 온 편지로 시작된 번외편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도일은 법원 판결에서 무죄가 확정되었다. 대법원까지 갔던 논란 속에서 도일은 무죄 판정을 받았지만 마냥 행복할 수는 없었다. 환자가 숨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미국에서 온 편지를 받아 든 동주는 이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이런 동주의 모습을 보면서 서정은 오해를 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유명 병원에서 온 편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동주가 조만간 떠날 것이라는 예고와 같다고 서정은 생각했다.

이제 사랑을 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꿈을 위해 떠난다는 동주를 막을 수도 없었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의사가 보다 더 큰 꿈을 좇고 있는데 사랑이 굴레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고민이 깊어지기도 전에 그들은 중요한 수술을 해야만 했다.

에이즈 환자 수술은 쉽지 않다. 수술 중 감염도 문제이지만, 에이즈 환자를 수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이 그 병원을 꺼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중국인 노동자, 에이즈 환자인 그녀를 치료해 줄 병원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렇게 찾아온 곳이 바로 돌담병원이었다. 김사부가 있는 그곳이라면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영조에게 김사부는 그런 의사였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술은 결정이 났다. 하지만 김사부의 손목이 아직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수술이 쉽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 총상 환자까지 들어오면서 수술은 더욱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에서 리틀 김사부들의 역할은 중대해지고 명확해졌다.

동주는 총상 환자를, 인범은 에이즈 환자를 수술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에이즈 환자 수술이라는 말에 수술 자체를 기피했던 인범은 동주의 행동에 반응했다. 동주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인범은 의사란 무엇인가를, 매 순간 그렇게 충돌하며 배워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목이 아픈 김사부를 대신해 수술을 능숙하게 하는 인범, 영조와 함께 총상 환자 수술을 하는 동주의 모습은 김사부가 꿈꾸었던 미래다. 의사 사장님이 아닌 의사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시청자 모두가 꿈꾸는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장사꾼이 아닌 진짜 환자를 위한 의사를 만나고 싶은 갈망 말이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동주가 떠날 거라고 생각한 서정은 김사부와 영조의 러브스토리를 듣고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돌담병원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서정은 동주가 그렇게 영원히 모든 이들과 함께하기를 원했다. 물론 동주가 떠날 일은 없었다. 미국의 병원에서는 동주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게 민망해 숨겼던 것인데 서정 홀로 상상을 했던 결과였다.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서정과 동주가 정말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대단할 것 없지만 모두가 그렇게 살아간다. 과거 그저 최고가 되고 싶었던 젊은 김사부에겐 연애도 사치였다. 영조와 사귀면서 한가롭게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었던 이 남자는 이제 달라졌다.

받아들일 수 없는 여유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순간 찾아왔다. 욕망이 지배하는 시절 절대 경험할 수 없었던 그 가치는 그렇게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김사부와 하나가 되어 있었다.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로 노래를 듣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 여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김사부의 모습이 곧 '낭만'이었다. 그 낭만적인 의사는 돈과 명예보다는 오직 환자를 위해 움직일 뿐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함께하지 않고 홀로 떠나는 영조의 모습에는 서글픔이나 그리움은 없었다. 아쉬움은 조금 남아 있을지 몰라도 슬픔은 없었다. 그렇게 서로 각자의 길을 걷는 김사부와 영조를 위한 시즌 2는 어떨까? 이미 많은 시청자들은 <낭만닥터 김사부>의 시즌 2를 강렬하게 원하고 있다.

미드나 일드를 생각해보면, 이 정도 주제와 재미를 가진 드라마라면 시즌제로 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시즌제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이 시즌제를 갈망할 정도로 <낭만닥터 김사부>는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한 사람의 의사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거대한 권력 역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바꿔 놓듯, 세상은 진정성 있는 이들의 작은 움직임이 거대해지며 변해간다. 그 변화의 감동을 시즌제 드라마로 이어가기를 시청자들은 원하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