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자녀 위장취업 및 탈세 문제를 보도하는 방송사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언론 시민단체 등 유권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 ⓒ정은경
민주언론시민연합과 대선시민연대, 한국청년단체협의회는 15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한 의혹제기를 '묻지마식 폭로'로 폄하한 KBS, 의혹 해소에 소극적인 MBC, 침묵으로 일관하는 SBS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언련 김언경 협동사무처장은 "국민들 모두가 이 후보에 대해 공직자로서의 자질이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조중동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지상파 방송 3사 역시 이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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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처장은 "방송사들은 기계적 중립이라는 함정에 빠져 한 후보의 의혹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는 보신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수신료 인상, 중간광고 도입 등 민감한 사안을 앞두고 방송사들이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KBS '묻지마식 폭로' 폄하…MBC, SBS는 이 후보 공식 사과후에야 단신 처리

민언련 등의 모니터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일 강기정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명박 후보의 '자녀 유령직원 등재'와 '탈세의혹'을 제기한 뒤 지난 13일까지의 관련보도는 KBS 3건, MBC 3건, SBS 2건이었다. 그나마 SBS는 2건 모두 단신이었다.

▲ KBS와 MBC도 이날 기자회견을 취재해갔다. SBS의 카메라는 보이지 않았다. ⓒ정은경
KBS는 9일 방송 3사 중 유일하게 보도를 했지만 '막말에 삿대질'이라는 제목에 '묻지마식 폭로'라는 단어를 사용, 공방 처리하는 데 그쳤고 MBC와 SBS는 이 후보가 공식사과한 11일에서야 단신으로 보도했다.

민언련 등은 '방송3사에 전하는 항의서한'에서 "가장 참담한 것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방송사들이 의혹제기로부터 4일이 지난 후에서야 겨우 적극적 취재에 나섰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 주최 측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나라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이 출입을 막아 등기로 이를 전달하기로 했다. ⓒ정은경
37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선시민연대 염형철 사무처장은 "단순히 도덕성 문제나 실수 정도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사실을 다루는 방송사의 보도태도에 매우 놀랐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명백한 탈법, 불법을 저질렀는데도 누구도 강하게 비판하지 않고 있다"며 이 후보에 대한 검찰과 국세청의 조사, 그리고 언론보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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