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지금 대표팀 구성에서 오승환 카드는 포기해야 합니다.

역대 최초로 국내에서 펼쳐지는 WBC. 3월로 다가온 대회를 두고 본격적인 선수 구성과 함께 일정들이 다가오고 있는데요.

2013년 대회의 아픔을 극복할 기회로 자리할 이번 2017 WBC, 하지만 쉽진 않죠. 선수단 구성부터가 만만치 않은데요. 일단 부상선수 등 이탈자가 많습니다. 또, 메이저리거들의 합류도 불투명합니다.

역대 최약팀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 WBC를 앞둔 대표팀의 상황인데요. 그 가운데 ‘오승환’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부터 일본, 이젠 미국 무대에서까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인 마무리 오승환! 하지만 지난해 터진 도박 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았고, 그래서 KBO도 징계를 내린 상황입니다.

팀의 전력을 위해선 필요할지언정, 발탁될 경우 비난도 분명해 보입니다. 일단, 비슷하게 외부적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강정호는 엔트리에서 이미 빠졌죠. 오승환의 필요성을 늘 강조했던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고민이 깊어질 터.

오승환이라는 투수의 가치, 위력은 야구팬들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이미 징계를 결정한 선수에 대해 이런 "예외"를 두는 것은 위험합니다. 무리해서 뽑더라도 이 카드가 반드시 좋은 성적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부터 그렇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 오승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설사 좋은 성적이 나더라도 논란과 함께 그 감동이 덜해질 수 있는 선택이 될 카드, 심지어 그렇게 무리해서 선수단을 꾸린 뒤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이라면 비난은 더 커지겠죠?

선수들에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부담이 될 이 대표팀 유니폼을 앞두고, 외부적인 논란까지 더해진다면 분명 선수단의 사기와 목표의식도 저하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빠른 포기와 함께 그에 걸맞은 선수단 구성이 오히려 대표팀에겐 필요한 가치, 아닐까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 그래서 찝찝하다면 빠른 포기와 그에 따른 대처가 맞습니다.

성적이라는 부분과 야구 흥행이라는 결과를 넘어, ‘감동’을 먼저 생각하면 답은 쉽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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