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패를 쥐고 있는 신 회장이 입원했다. 인공심장 안 배터리를 교체하는 간단한 수술이긴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인공심장 자체를 바꿔야 한다. 도 원장이 신 회장 수술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 바뀔 수밖에 없는 인공심장에 비밀이 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수술을 앞둔 돌담 병원에 메르스 의심 환자가 등장하며 상황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메르스 속 두 얼굴;
무능이 빚은 참극 메르스 사태, 돌담 병원은 다를까?

중동 감기라고 불리는 '메르스'는 대한민국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초기 대응만 잘했으면 간단하게 제압될 수도 있었지만 무능한 정부는 그걸 하지 못했다. 그렇게 숨기기에 급급했던 그들은 화를 키웠고, 그렇게 많은 국민이 희생되어야만 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드러났듯 그들에겐 국가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매뉴얼도 의지도 없었다.

신 회장의 수술을 도 원장은 중요하게 생각했다. 실세인 신 회장은 곧 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그 수술을 자신의 적인 김사부가 담당하게 되면서 복잡해졌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서정에 이어 동주까지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 했지만 실패한 도 원장은 친아들인 인범에게 수술에 합류하라고 지시한다. 수술 과정을 상세하게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은 인범은 자신이 담당의가 되고 싶다고 김사부에게 밝힌다. 의외로 다양한 수술 경험을 한 인범이 담당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순간이었다.

김사부는 전공의인 서정이 신 회장 수술의 담당의가 되기를 원했다. 그리고 넌지시 수술 방향을 언급하고 준비할 시간을 준 김사부는 그렇게 서정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김사부는 신 회장 수술의 담당의로 서정을 선택했다.

문제는 신 회장이 여자 의사인 서정을 탐탁지 않아 했단 점이다. 환자와 의사가 아닌 병원 이사장과 의사라는 관계 속에서 알력 싸움이 있기는 했지만, 환자에게 기 싸움에서 져서는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없다는 매뉴얼대로 서정은 실천했다. 거대 병원에서 온 자들에겐 권력에 대한 해바라기 같은 지향성만 보일 뿐 의사로서 자세는 존재하지 않았다.

신 회장의 수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던 서정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동주는 이 모든 것이 즐겁기만 했다. 너무 평범하게 이어지던 돌담 병원은 감기 환자가 들어서며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3일 연속 거의 잠도 자지 못하고 업무에 시달리던 동주는 응급실에서 정신이 없다. 언제 쓰러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동주는 감기 환자만이 아니라 함께 온 가족 모두 증세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가 사우디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즉시 응급실 폐쇄 명령을 내린다.

호흡기 질환 전염병은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최악의 경우 폐쇄된 병동에 있는 모든 이들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동주는 빠른 판단을 했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메르스' 전쟁은 우리가 최근 직접 경험했던 사태를 떠오르게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말도 안 되는 원칙론만 내세울 뿐이다. '메르스 의심 환자'라는 사실에 진짜도 아닌데 어떻게 하느냐는 식의 안일함만 보인다. 알아서 큰 도시의 거점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큰 도시로 환자를 옮길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음에도 질병관리본부는 원칙만 내세울 뿐이다.

지역 보건소의 경우도 정시 퇴근으로 아무런 연락도 되지 않는다. 위급한 상황에서 어떤 조직망을 통해 대처할 수 있는지 까마득할 뿐이다. 실제 국가적 재난과 같은 전염병이 일어나도 제대로 처리가 될 수 있을지 의심이 되는 상황이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최악의 상황에서도 두 부류의 의사가 있다. 돌담 병원 의사들은 모두 이 사태 해결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다. 하지만 거대 병원에서 온 의사들은 자신들도 의사이기 전에 인간이라며 병원을 떠나려고 할 뿐이다. 의사로서 가치보다는 자신의 지위에 대한 갈망만 가득한 그들의 행태는 어쩌면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권력자들의 행태이기도 하다.

피곤이 겹치며 쓰러져버린 동주. 폐쇄된 응급실에는 치료를 담당할 의사조차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사부는 안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을 통솔할 김사부가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돌담 병원은 멈출 수밖에는 없다. 누구도 하지 않으려 하는 상황에서 서정은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폐쇄 병동으로 들어선다.

신 회장을 수술할 담당의는 특별한 자리다. 수술만 잘되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정은 그 모든 것을 포기했다. 그보다는 동료가 쓰러진 상황에서 그저 지켜볼 수는 없었다. 비록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사랑하는 동주를 그렇게 방치할 수는 없었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서정의 자리는 인범이 차지했다. 그렇게 원하던 자리라는 점에서 행복할지 모르지만 신 회장의 선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렇게 폐쇄 병동으로 들어서는 서정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특별해 보였다.

잘못을 저질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권력층의 행태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팽배해져 있다. 빈부의 격차가 극대화 된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의 행태는 그렇게 오직 자신을 위한 가치에만 집중되어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드라마이지만 서현진이 보여준 책임감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국가적 재난 앞에서 모든 것을 포기한 대통령과 권력 집단들, 그들의 행태는 국민이 매주 광장에 나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자신들의 역할을 방기하고 오직 권력만 탐하는 한심한 자들에 대한 비판을 <낭만닥터 김사부>는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