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1.8.1 일 13:27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JTBC <뉴스룸>, 누가 왜 최순실 태블릿PC를 흔드나[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6.12.09 10:15

박근혜 대통령 탄핵 투표를 하루 앞둔 8일, JTBC <뉴스룸>은 평소와 달랐다. 이날 <뉴스룸>이 집중한 것은 탄핵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손석희 앵커를 비롯해 <뉴스룸>의 특별취재팀은 평소의 차분하고 냉정한 톤에서 조금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그것은 느닷없이 튀어나온 태블릿PC 의혹 때문이었다. 스스로 "공식적으로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라는 손석희 앵커도 이날은 예외적인 모습이었다.

그와 같은 의혹은 진작부터 찌라시 등을 통해서 돌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종종 손석희 앵커는 그런 루머를 암시하면서도 굳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말로 은근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곤 했다. 그러나 그것이 국정조사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제기되자 <뉴스룸>은 더 이상은 참지 말아야겠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되어 결국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상황에 이르게 한 결정적 변환점은 <뉴스룸>이 보도한 최순실의 태블릿PC였다. <뉴스룸>이 이 시국의 스모킹건 역할을 한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국정조사 생중계를 통해 이 태블릿PC를 누군가 JTBC에 전달했다는 찌라시 내용이 제기됐다.

이는 매우 중대한 움직임이다. 태블릿PC의 존재를 흔들어 현 상황을 애써 2년 전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뉴스룸>은 이미 전에도 태블릿PC 입수 경위에 대해서 보도한 바가 있었지만, 이례적으로 다시 상황을 반복해야 했다.

2년 전 정윤회 문건사건은 청와대 문서유출 사건으로 본질이 뒤바뀐 사건이 있었다. <뉴스룸>이 경계한 것은 바로 이런 불온한 구도였다. 실제로 <뉴스룸>의 태블릿PC가 흔들리면 검찰의 공소장과 당장의 탄핵마저도 근거를 잃을 수 있다. 그만큼 최순실의 태블릿PC는 의미가 큰 것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그렇게 <뉴스룸>이 밝힌 태블릿PC 입수 경위는 지난번과 조금 다르긴 했다. 처음으로 텅 빈 더블루K 사무실에 덩그러니 놓인 책상 사진을 공개했고, 그 책상에서 태블릿PC와 함께 버려졌던 서류 몇 장도 함께였다. 또한 기자가 태블릿PC를 발견할 당시 이 기기는 이미 방전되어 켤 수가 없었고, 이 태블릿PC가 구형이라 요즘 충전기로는 충전을 할 수 없어 서비스센터에 가서 충전기를 사야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태블릿PC가 그곳에 버려진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근거였다.

그렇게 해서 열어본 이 태블릿PC에서는 파일이 6개밖에 되지 않았고, 기자는 태블릿PC를 그곳에 두고 나왔다. 그리고 돌아와 특별취재팀 내부에서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이미 비어있는 사무실이어서 누군가 훔쳐갈 수도 있고, 뒤늦게 증거인멸을 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결국 기자들은 태블릿PC를 가져와 복사를 한 뒤 검찰에 제출하기로 결론을 냈다는 것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그리고 당시 건물관리인이 기자와 함께 갔었다. 기자가 책상에서 태블릿PC를 발견한 상황을 건물관리인이 목격한 것이다. 그리고 <뉴스룸>은 그 관리인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어찌 보면 취재원 노출이라는 금기를 벗어나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런 부담을 감수할 정도로 태블릿PC 입수경위에 대해 투명한 해명이 필요했던 것이다.

[더블루K 건물 관리인 : 세 개를 뭘 놔두고 갔어요. 쓰레기 수거하는 거치대 하나하고 철판 하나, 사무실 안에 책상을 하나 놔두고 간 거예요. 원목 책상도 비어 있는 줄 알았는데 기자님이 아무래도 기자 정신이 있으니까 저랑 같이 가서 본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협조를 한 거잖아요.]

결국 최순실의 태블릿PC는 JTBC 기자들의 부지런함과 근성 그리고 평범한 한 시민의 협조 속에 우연히 발견된 것이라는 결론 외에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이날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은 ‘히크 로도스, 히크 살투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였다. 오랜만에 대하는 이솝우화에는 여전히 세간을 관통하는 지혜가 담겨 있었고, 그 우화를 통해 우회해서 일갈해야 하는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에 복잡한 심정을 느껴야 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탁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1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