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량도의 풍성함은 간밤에 포식을 할 수 있는 특별함을 주었다. 어획량이 좋아지면 밥상에 올려지는 것들도 달라지고 요리 요정 에릭의 요리 솜씨 역시 더욱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에릭의 요리는 풍성함에서만 빛나는 것은 아니었다. 부족함 속에서 더욱 빛나는 요리 요점은 득량도를 더욱 풍요롭게 해주었다.

읍내의 꿈을 꾼 득량도 삼형제;
끝없이 쏟아지는 에릭의 요리, 국물 대장에서 모든 요리 섭렵한 요리왕이 되었다

간밤의 만찬은 편안한 잠까지 잘 수 있게 해주었다. 회에서 매운탕까지 바다에서 맛볼 수 있는 모든 것으로 만찬을 즐긴 득량도 삼형제는 이보다 행복할 수 없었다. 조금만 나가면 풍성한 바다가 있고 집에는 요리 요정 에릭이 있으니 말이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3>

가장 먼저 잠에서 깬 이는 막내 균상이었다. 비가 내려 막내의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불을 지켜야 하는 임무가 막내에게 있으니 말이다. 비는 내리지만 어제 밤새 타올랐던 불은 여전히 불씨를 품고 있었다. 이미 그 생리를 파악한 균상은 이내 불을 피워내는데 성공했다.

비가 내려 다른 요리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에릭이 선택한 것은 간장게장과 된장찌개였다. 간장게장은 이미 숙성을 시켜놓고 있었기 때문에 된장찌개만 끓이면 끝나는 일이었다. 비를 맞아가며 직접 된장찌개를 끓이는 요리 요정은 거침이 없었다.

걱정이 될 수도 있었던 아침은 준비해둔 간장게장과 막 끓인 된장찌개, 끓인 밥만으로도 풍성하고 따뜻했다. 비가 내리는 열악한 상황도 노력하는 균상과 요리 요정 에릭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서진은 아침에도 활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침을 먹고 바다로 향한 그들은 통발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통발에는 게만 가득했다. 문어가 게들을 먹어버리고 통발에서 탈출하는 등 그들의 아침은 온통 게판이었다. 간장게장까지 먹은 서진에게 게는 더는 보고 싶지 않은 좀 더 멀어졌으면 좋을 생물체 정도로 다가왔다.

소득 없던 통발 수확 뒤 집으로 돌아온 그들은 이내 점심 준비를 해야 했다. 에릭이 준비한 점심은 '잔치국수와 게 소금구이'였다. 쉽지 않은 일들이 에릭에게는 쉽게 다가온다. 잔치국수가 결코 쉬울 수 없을 텐데 에릭의 요리를 보면 세상 그 무엇보다 손쉬운 것이 잔치국수였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3>

국물내기는 언제나 똑같다. 베이스가 되는 국물에 텃밭에 있던 재료들을 넣고 국간장으로 맛을 더해 국수를 끓여내면 그만인데 모두를 만족시키는 맛을 내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이서진이 '잔치국수'가 밋밋할 줄 알았는데 간이 맞다며 정신없이 먹는 것을 보면 에릭은 분명 요리 요정이 맞는 듯하다.

2주가 지나 다시 득량도를 찾은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점심 준비를 했다. 삼시세끼의 핵심은 하루 세끼를 스스로 알아서 해먹는 것이라는 점에서 식사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간단하게 먹기 위해 '김치볶음밥과 배춧국'을 선택한 에릭은 더욱 능숙하게 식사 준비를 해갔다.

배추를 데치고 된장 양념을 준비한 후 국물에 넣어 간단하게 끓이는 배춧국이지만 맛은 깊었다. 다양한 식재료가 풍성하게 들어간 점심은 조금도 부족할 것이 없었다.

너무 맛있어 폭식을 한 채 널브러져 있던 득량도 삼형제는 섬 탈출을 시도한다. 그들은 정선에서도 읍내 나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서진의 바람을 충족시키기 위해 거침없이 '서지니호'를 몰고 녹동항으로 내달렸다. 다급해진 제작진이 배를 타고 추격에 나서지만 의외의 문제로 그들의 탈출은 실패하고 말았다.

탈출까지는 성공했지만 그들의 어설픈 탈출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지갑이 빠져 있었다. 수중에 돈 한 푼 없이 섬을 탈출해봤자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허무하게 다시 돌아온 득량도. 하지만 그 짧은 일탈도 그들에게는 큰 추억과 행복이 되었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3>

닭갈비를 먹고 싶다는 서진을 위해 섬으로 들어오기 전 닭을 사온 에릭은 '철판 닭갈비' 만들기에 나섰다. 말 그대로 못하는 것이 없다. 양념을 만들고 닭과 함께 숙성을 시킨 후 재료를 모두 모아 시작한 '철판 닭갈비'는 풍성함을 넘어 모두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정신없이 닭갈비를 먹고 밥까지 볶아 다시 한 번 먹는 것에만 집중한 그들은 이미 요리 요정 에릭에게 푹 빠져 있었다. 제작진까지 사로잡는 에릭의 요리 특강은 그렇게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득량도에서 가장 핵심은 에릭의 요리다. 기본으로 돌아가 삼시세끼의 본질을 찾겠다는 제작진에게 에릭은 고마운 존재임이 분명했다.

섬이라는 공간은 다른 곳에서 사는 이들에게 특별한 곳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극단적인 지점에서 일상을 벗어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행복한 장소로 다가온다. 그들이 보여주는 섬에서 일상은 함께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잠깐의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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