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결승전이 있는 겨울입니다. 단판 혹은 홈&어웨이의 승부가 주는 짜릿함은 어쩌면 축구만이 주는 재미라 할 텐데요.

한 시즌이 리그로 운영되는 축구에서 사실 ‘결승’이라는 이벤트는 보기 힘듭니다. -한때 K리그도 챔피언 결정전과 같은 포스트시즌을 만들기도 했지만 사라진 지 오래죠.- 야구의 경우는 마지막 우승팀을 향한 포스트시즌이 익숙하고 그 재미도 대단합니다만, 프로축구에서는 참 보기 드문 풍경일 터.

그런 가운데 K리그 클럽들의 결승이 이어집니다. 2016 우승팀을 결정짓는 ‘전북-서울’의 리그 최종전도 물론 ‘결승전’처럼 펼쳐지긴 했습니다.

전주성에서 펼쳐진 지난 주말, ACL 결승 1차전은 그 가운데 최고의 재미까지 더해졌던 경기! 전북 현대가 아랍에미리트의 ‘알 아인’을 상대로 먼저 선취골을 내줬지만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단순히 2-1이라는 스코어를 넘어 90분 내내 긴장감이 찌릿하게 흐르는 엄청난 매치였습니다.

다가오는 토요일 밤, 최종 2차전이 전북의 원정 경기로 펼쳐질 예정인데요. 약간 더 유리한 전북, 1차전에서 승리로, 비기기만 해도 혹은 지더라도 원정 다득점과 골득실에서 우승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뭔가 앞서 있는 상황이 준 묘한 애매함으로 리그 우승을 내줬던 전북인 만큼, 아마 총력을 다하는 진짜 ‘결승’ 같은 2차전으로 토요일 밤 경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주성에서의 열기는 결승전답게 뜨거웠고, 팬들은 그 짜릿함을 공유했습니다.

한 경기로도 느낄 수 있는 무게부터 다른 결승전이라는 분위기가 바로 이 다른 재미의 이유. K리그 클럽이 관련된 결승전은 ACL만이 아닙니다. 이어지는 일요일, 또 다음 주 토요일까지 두 번에 걸친 ‘홈&어웨이’의 결승전이 또 있습니다.

바로 슈퍼매치로 펼쳐지는 FA컵 결승,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 1차전 수원 경기가 이번 일요일 오후 2시, 이어지는 2차전은 12월 첫 토요일(3일) 역시 같은 오후 2시에 펼쳐질 예정입니다.

2016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을 앞둔 황선홍 FC서울 감독과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을 비롯한 양팀 감독과 선수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컵을 사이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팀 모두 비장함으로 임하는 경기. ACL 진출을 위해서도 이번 결승전에서의 승리가 절실한 수원 삼성의 절박함도 상당합니다만, 이미 하나의 우승컵을 든 FC서울,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가장 큰 타이틀을 가졌죠- 자신들의 시대를 여는 의미로 이번 FA컵에 도전하는 만큼 분명 두 팀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됩니다.

슈퍼매치라는 이름에 걸맞은 명승부에서 자존심 싸움도 볼만할 터, 긴장감이 벌써부터 감도는데요. 리그에도 만나면 치열함이 더해지는 두 팀의 맞대결, 하지만 이렇게 ‘결승’이라는 타이틀 앞에서는 분명 그 긴장감과 치열함이 더할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 우리 축구에선 보기 힘든 풍경, 결승전! 긴장감 가득하고 희소성이 넘치는 대형 이벤트, 그 결말의 순간! 축구가 끝나가는 이 겨울의 입구에서 다양한 ‘축구’, ‘K리그의 결승전’이 이어집니다. 가슴이 뜁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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