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K리그 클래식은 승강제의 본격적인 시작이자, 가장 힘든 1부의 시간이 펼쳐졌죠. 시즌이 끝나고 무려 3팀이나 강등됐던 2013년.

8개 팀으로 첫 출범한 2부 챌린지. 승격 가능한 팀이 한 팀으로 정해졌고, 그나마도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이 보장됐습니다. 16팀에서 14팀으로 줄어든 클래식은 2개 팀이 더 줄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2013년. 두 팀(14위와 13위)이 무조건 강등, 12위도 챌린지 1위와 PO를 치러야 했습니다.

2013년의 기억은 비교적 선명합니다. 특히, 강등권에 놓인 팀들의 치열했던 시즌 막판의 여러 치열한 경기들은 인상적이었죠. 무엇보다 그해 11월 27일 강릉에서 열린 39라운드는 그 가운데 절정이라 할 터. (위에 사진!)

눈까지 내린 경기에서 맞붙은 12위 강원과 13위 대구, 승점 2점 차로 붙어있던 두 팀의 대결! 전반 2-0으로 앞서가던 대구는 후반 동점을 허용했고 두 팀은 2-2 무승부를 거둡니다. 이 결과로 최종 라운드 대구는 끝내 13위로 자동강등, 12위 강원은 희망을 이어갑니다.

물론, 그 희망은 승강PO에서 결국 강원의 강등으로 이어져 잔인한 ‘희망고문’으로 남겨졌죠. 공교롭게도 당시 나란히 강등에 아픔을 겪었던 대구-강원이 긴 챌린지의 시간을 보낸 뒤, 이 가을은 승격의 기쁨을 맛봅니다. 강원은 승강PO 챌린지 승리의 법칙을 또 한번 이어가는 저력(?)을 성남에게 보여줬습니다.

가장 많은 팀들이, 그것도 모두 ‘시민구단들’이 챌린지로의 강등을 경험했던 2013시즌!

최하위로 강등됐던 대전은 바로 이듬해 우승으로 승격을 했지만, 다시 강등되며 현재 챌린지. 그 긴 시간 동안 내내 챌린지에 머물렀던 시민구단 대구와 도민구단 강원은 이제 다시 도전!

과연 이 두 팀은 2017시즌을 어떻게 보낼까요? 챌린지에서의 아픔이 약이 될 수 있을까요? 이 가을의 기쁨을 뒤로하고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집니다. 2013년을 떠올리게 하는 두 팀의 찬란한 승격과 함께 2016년의 K리그는 마무리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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