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미디어 방효선 상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오늘 이 자리에도 지상파 기자분들이 취재를 많이 오셨을 텐데 또 입맛대로 보도하지 않으실까 걱정됩니다. 또 지상파에 유리한 부분만 토막토막 잘라서 보도하시면 잘못 비쳐질 수 있으니 그렇게 안됐으면 좋겠습니다.”

9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광고제도 개선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CJ미디어 방효선(사진) 상무가 한 말이다.

방 상무는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토론 분위기를 알지만 TV 뉴스를 통해 보는 시청자들은 뉴스에 나온 내용이 전부인 줄 알 것 아니냐”면서 “이게 우리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문대 강미선 교수 “상업방송에만 허용, 공영방송은 다른 방안 강구해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간광고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지만 부분적으로 중간광고 허용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주장도 있었다.

발제를 맡은 선문대 광고홍보학과 강미선 교수는 “중간광고는 프로그램과 광고의 구분을 희석시키는 만큼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해야 하며 상업방송에만 허용하고 공영방송은 다른 재원 확보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구체적으로 △뉴스, 시사,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은 중간광고 금지 △최소 45분 이상 프로그램에 1회 허용 △중간광고 1회당 시간은 1분 이내 △평일 프라임타임과 오전 9~12시, 주말 12~17시 정도 허용 △프로그램 주인공 및 출연자가 출연한 중간광고 금지 △기타 광고주의 프로그램 압력을 배제할 수 있는 장치마련 등을 제안했다.

단국대 박현수 교수 “중간광고만으로 지상파 안정적 재원조달 어려워”

토론자 중에서는 단국대 언론홍보학과 박현수 교수가 유일하게 중간광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박 교수는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한다고 해서 타 매체의 광고 파이를 위협할 만큼 안정적 재원조달이 되지는 않는다”며 광고총량제 도입도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간광고를 허용하면 선정성 문제 등 프로그램의 질이 낮아진다고 하는데 이것은 마치 도둑이 늘어나는데 치안력을 강화할 생각은 않고 도둑 맞을 물건을 사지말라는 논리와 같다”고 말했다.

오창우 교수 “지상파 여전히 수익내지 않냐”…김영욱 박사 “편하게 영업하다보니 리스크를 몰라”

▲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9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광고제도 개선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중간광고 허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계명대 미디어영상학부 오창우 교수는 “지상파가 재원이 줄어든다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고 신문의 광고수입이 줄어드는 정도보다는 덜하다”며 “중간광고 허용 결정 과정 역시 전문적이지도, 중립적이지도 않은 졸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재단 김영욱 박사는 “신문협회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지만 신문업계를 대변할 생각은 없다”면서 “미디어 산업 측면에서 지상파는 그동안 편안한 영업을 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위험에 대비하는 습성이 모자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의 제목은 ‘방송광고제도 개선 어떻게 할 것인가’였지만 내용은 주로 중간광고 허용 찬반으로 모아졌다. 토론자들은 하나같이 “특정 매체의 입장을 대변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케이블TV업계나 신문업계가 아니면 지상파 입장에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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