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하 수상한 가운데, 프로스포츠 여름 리그들은 모두 우승팀이 정해졌고, 정규 시즌이 마무리됩니다. 물론, K리그의 번외 편과도 같은 승강 플레이오프가 남아있긴 한 상황입니다.

정규리그 경기지만 챔피언 결정전처럼 펼쳐졌던 어제 전주성의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맞대결. 리그 내내 선두를 지켰던 전북이 심판 매수 사건 징계에 따른 승점 삭감으로 주춤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FC서울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4년 만에 정상에 올라섰죠.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에서 서울이 1대0으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스플릿 시스템 첫 해인 2012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선 FC서울! 당시에도 준우승 팀은 전북이었습니다. 3년 연속 정상을 노렸던, 승점 삭감이 없었다면 가능했던 전북은 어제 40여 분만을 버텼다면 가능했던 우승을 놓칩니다.

서울 연고팀의 K리그 우승도 역시 4년만, 프로야구에선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서울 연고팀의 우승이라는 결과를 이미 성취했는데요.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했던 두산이 팀 창단 이후 최초로 2년 연속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두산 베어스와 FC서울의 우승! 우리 프로스포츠의 양대 축인 야구와 축구에서 모두 ‘서울 연고 팀’이 정상에 차지했는데요.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통합 우승한 두산 선수들이 2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든 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0년, 당시 서울 연고의 신생구단 LG트윈스와 역시 새롭게 서울 연고팀으로 K리그에 자리한 럭키금성 황소는 동시에 우승을 차지합니다. 최초의 서울 연고팀 동반 우승의 해였던 1990년! -같은 모기업의 팀의 동반 우승이기도 하죠.-

서울에서 그 우승을 봤던 기억이 뚜렷하기에 그 당시의 묘한 흥겨움도 기억이 남는데요. 이후로는 볼 수 없던 장면이 펼쳐진 2016년 ‘서울의 봄’이라 할 만큼 대단한 가을입니다. 한편 지난 주말을 떠올리면 원래 의미에서, 과거 실패했던(?) 혁명 ‘서울의 봄’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가을, 프로 스포츠 각 리그가 결말에 이른 상황에서, 과연 또 다른 더 큰일은 어떤 결말을 볼까요? 사실 그 사태로 프로 팀들의 우승이 덜 주목받았다는 느낌까지 듭니다만. 야구장과 축구장에 가득했던 팬들의 함성과 그에 보답하듯 이어진 서울 팀들의 선전만큼, 이번 겨울의 입구에서 광장을 가득하게 했던 함성도 결코 헛되지 않기를, 성공한 서울의 가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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