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 신발 한 짝이 떨어뜨리고 기자들 사이로 들어서려던 최순실. 그는 30시간이 넘도록 강남 고급 호텔에 머물며 검찰 출두 준비를 했다. 검찰은 최순실이 출두하겠다고 하는 순간까지 그저 대기만 하고 있었을 뿐이다. 이런 현실을 초등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최순실 일가의 나라;
초등학생은 정말 오답을 작성했던 것일까?

모든 것이 마치 잘 짜인 시나리오 같다. 배우들처럼 큐 사인이 들어오자마자 이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검찰이 최순실을 긴급 체포하기는 했지만 과연 48시간 후에도 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만큼 사정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은 은밀하게 귀국해 자신의 집 근처 호텔에서 하루를 묵으며 측근들과 대책 회의를 했다. 이 상황에서 대외적인 임무를 맡은 변호사는 기자들을 이끌고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다른 곳을 휘젓고 다녔다.

긴급체포 된 최순실 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최순실이 입국하는 것도 알았고,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으면서 최대한 편의를 봐줬다. 대포폰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는 최순실이 그 시간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우린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증거를 은폐하고 입을 맞추기 위해 수없이 노력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시민단체의 고소 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언론에서 논란을 분석하고 추적 기사를 내는 동안에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은 컴퓨터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은폐하기에 여념이 없었을 것이다

이 엄혹한 현실에서 초등학생이 작성한 답안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교사에 의해 틀린 답이 되었지만 우린 모두 그게 정답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국가 살림을 위한 돈을 어디에, 어떻게 나누어 쓸지 계획한 것이다'라는 질문의 정답은 '국가 예산'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인스타그램 캡처

초등학생은 그 정답란에 '최순실'이라고 적었다. 초등학생도 현재 이 나라가 얼마나 엉망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국가 예산'을 몽땅 사용한 자가 최순실이라는 초등학생의 답에 오답 처리를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드러난 사실 속 정답은 초등학생이 명확하게 알고 있는데 말이다. 어린 학생마저 알고 있는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자부하는 자들만 아니라고 외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최재경을 불러들였다. 이명박의 BBK 사건을 무죄로 만든 검찰 출신이 들어서며 많은 이들은 경악한다. 조선일보의 극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안다. 박 대통령의 의지가 아닌 다른 권력이 이미 청와대를 점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최재경 민정수석으로 확고해지는 느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전 한나라당 최병렬 의원의 조카, 박 대통령 멘토 그룹 7인방 중 하나라는 점에서도 당혹스럽다.

최순실은 그저 행동대장일 뿐 그녀의 언니인 최순득이 실세라는 이야기가 불거지고 있다. 박 대통령과 동창이라는 최순득. 서울시장 선거 유세에서 박근혜가 면도칼 습격을 받은 당시 최순득의 집에서 안정을 취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순득의 딸인 장유진(현재 장시호)이 브레인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국정 농단의 핵심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몸을 감춘 장시호가 최순실과 관련된 자료들을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수사조차 없는 상황에서 과연 이번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 국민들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새누리당은 여전히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지 못한 채 오직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골몰하고 있다.

청와대에는 여전히 최순실이 심어놓은 이들이 존재한다는 말들이 파다하다. 우병우를 추천하고 그 자리에 앉힌 것도 최순실이라는 점에서 그럴 듯하다. 우병우가 검찰을 지배하고 있고, 여전히 청와대에 그의 사람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과연 최순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 이 사건을 완벽하게 조사할 특검이 조직되어 대통령부터 조사를 하지 않는 한 이 사건은 국민들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최순실'이라고 쓴 초등학생의 답에 정답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해서 모든 것을 명확하게 밝혀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오답 처리를 한 교사가 해당 학생을 찾아가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어린 아이는 본질을 건드렸다. 그 본질 앞에서 과연 우리는 당당할 수 있을까? 심각한 불신이 존재하는 사회,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한 점 거짓 없이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 외에는 없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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