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복병으로 다가온 에릭이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3>를 이끌고 있다. 차줌마의 요리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던 시청자들에게 에릭의 요리는 새로운 대안으로 다가왔다. 전혀 다르지만 만족도만은 같은 에릭은 '생각 장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독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생각 장인의 느린 요리;
귀차니즘의 절정 서지니도 에릭 요리라면 달밤에 일한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3>

득량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세 남자의 적응기는 하루면 충분했다. 낯선 공간에서 셋이 함께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힘겨운 도전일 수밖에는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들은 자연스럽게 득량도 사람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섬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낚시를 하고 이를 통해 삼시세끼를 해결하는 그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또 빠져든다.

제작진 역시 에릭이 이렇게 요리를 잘 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직접 보지 않은 이상 어느 정도 요리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던 모든 이들은 첫 날 첫 번째 요리를 보고 더는 의문을 품을 이유가 없었다. 간단한 감자 수제비였지만 그 과정과 맛은 일품이었으니 말이다.

삼시세끼의 핵심은 요리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이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차승원이 함께 하는 삼시세끼는 언제나 풍요롭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냉장고까지 준비해주었다. 충분히 그 장점을 발휘하도록 한 제작진의 배려였다. 하지만 이서진에게는 냉장고보다 작은 배 한 척을 선물했다. 요리보다는 일하는데 더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에릭으로 인해 무의미해졌다.

차줌마와 달리 느릿느릿하지만 그 많은 생각들이 모여 모두가 만족하는 요리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둘은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통발을 점검하러 간 에릭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통발마다 돌게들이 가득했으니 말이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3>

만재도와 득량도의 바다 차이는 컸다. 그곳에서 만끽할 수 없었던 풍요로움이 득량도에는 존재했으니 말이다. 참바다가 하루 종일 바다에서 낚시를 하던 모습과 달리, 득량도 식구들은 직접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가 낚시를 하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난 것들을 낚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아침부터 게를 16마리 획득한 에릭에게 주어진 아침 요리는 콩나물국과 감자조림이었다. 첫날 요리 실력을 보고 제작진은 차줌마에게 했던 것처럼 요리를 지정해주기 시작했다. 에릭 요리의 가장 큰 특징은 계량된 레시피가 존재하지 않는단 사실이다.

직접 맛을 보며 수시로 추가해서 맛을 내는 방식은 의외로 다가온다. 옛날 어머님들이 해왔던 방식이었으니 말이다. 차줌마는 대략적인 레시피가 모두 머리 속에 들어가 있었다. 어떤 요리를 하더라도 완벽하게 준비된 레시피가 자연스럽게 나와 빠르게 요리를 만들곤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에릭은 수시로 생각을 하고 직접 맛을 보며 완성해 나가는 모습이 극명한 차이로 다가왔다.

설마 했던 이들의 우려와 달리, 에릭은 제작진이 제시한 아침인 콩나물국과 감자조림을 완벽하게 해내 서지니의 입맛까지 훔쳐냈다. 바다낚시를 위해 서진은 쌈장을 만들고 에릭은 초고추장을 만드는 장면도 참 보기 좋았다. 회덮밥을 먹을 생각에 직접 밥까지 담는 서진의 모습은 귀엽게 다가올 정도였다.

직접 배를 몰고 목적지로 나가 닻을 내리며 시작된 바다낚시는 처음부터 고난이었다. 낚시 고수 에릭의 낚싯줄은 다른 줄과 엉키고, 서진은 낚싯대가 부러지는 줄도 몰랐다. 초보 낚시꾼 균상은 그저 이 모든 것이 신기할 뿐이었다. 하지만 첫날부터 의외로 낚시에 재주를 보인 균상 홀로 물고기를 다 잡는 역할을 해냈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3>

보리멸과 먹을 수도 없는 복어가 전부이기는 했지만, 보리멸은 짧게나마 회덮밥의 풍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힘겨운 바다낚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들에게는 에릭이 만들어주는 환상적인 요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서지니가 가불을 해달라며 고기를 달라고 외치는 바람에 즉석에서 솥뚜껑 삼겹살로 입맛을 살린 삼시세끼 식구들은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게 다리로 육수를 낸 계란국은 풍미가 남겨져 있었고, 게살을 바른 것과 다양한 채소들이 함께 들어간 볶음밥은 에릭의 능숙한 요리 솜씨에 더욱 맛깔스러운 요리로 재탄생했다. 먹는 동안 서진의 칭찬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에릭의 요리는 이미 까칠한 서지니를 사로잡은 지 오래였다.

균상이 반려묘들인 쿵이와 몽이의 일상도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3>의 새로운 재미로 자리를 잡기도 했다. 텃밭에 있는 파로 즉석에서 파김치를 만들고, 삼겹살을 더욱 맛있게 만드는 파무침까지 손쉽게 만드는 그에게 불가능은 없어 보였다. 아침을 위해 준비한 누룽지와 시레기 된장국, 그리고 레몬이 없어 귤즙으로 풍미를 더한 가지찜 요리까지 에릭의 레시피는 끝이 없었다.

서지니를 완벽하게 사로잡은 에릭의 요리는 그렇게 첫날부터 삼시세끼 식구들을 모두 만족시켰다. 하루 세끼를 스스로 해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요리를 책임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 축복이다. 그런 점에서 이서진이 이끄는 새로운 삼시세끼는 의외의 재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과연 에릭 요리의 끝이 어디일지 그게 궁금할 정도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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