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양다리도 셋이 동거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그들은 미쳤다. 사람을 미치게 하는 이유는 분노나 사랑이라는 감정이 지배하는 순간들일 것이다. 나리를 사랑하는 너무나 친한 두 남자의 기괴한 동거는 시작과 함께 가파르게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너무 친해 취향도 같다;
15년 전부터 이어진 화신과 정원의 사랑, 언제나 승자는 화신이었다

병실에 누운 세 남녀는 나리가 툭 던진 제안에 고민이 깊어진다. 양다리를 걸치겠다고 나선 이 남자들에게 대담하게도 나리는 그럼 함께 동거 하자는 제안을 해버렸다. 말도 안 되는 이 제안에 고민만 깊어지는 두 남자. 그런 두 남자에게 각각 볼 뽀뽀를 하면서 동거 시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나리의 선택이라는 선까지 제시한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화신이 던진 '양다리'라는 단어가 나오면서부터 이들의 사랑은 일반적인 수준을 벗어났다. 그런 그들은 나리가 제안한 동거까지 받아들인다. 이번에는 정원이 먼저 받아들이고 자신의 집에서 함께 기거하자는 제안을 한다. 화신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끝나는 싸움에서 그들의 동거는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화신과 정원의 취향은 15년 전에도 같았다. 그들에게는 첫 사랑이었던 홍수영이 시작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소개팅 자리에서 둘은 수영에 빠졌다. 한 여자에 빠진 두 남자는 그렇게 운명처럼 15년이 흘러 다시 나리에게 꽂히고 말았다.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니 말이다.

15년 전 소개팅 자리에서 수영이 선택한 것은 하얀 야구 모자였다. 안경과 모자 중 수영이 선택한 것은 모자였지만 그녀가 진정 원했던 것은 화신이었다. 화신의 것이라 생각했던 야구 모자가 정원의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으니 말이다. 이런 그들의 관계는 '디스코 팡팡'에서 적나라하게 진실이 드러났다.

두 남자를 모두 사랑한 여자의 흔들리는 감정? 처음부터 화신을 좀 더 좋아했지만 그 첫 선택의 문제가 결국 어쩔 수 없는 양다리를 만들고 말았다. 두 번째 눈이 온 날 화신을 찾아온 수영은 첫 눈 오는 날 첫 키스를 하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며 화신에게 키스를 제안한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시작되는 듯했지만, 둘의 사랑은 그렇게 양다리로 이어지며 화신과 정원이 한 여자에게 동일한 첫 사랑 경험을 기억하게 만들었다. 그들에게는 아픈 기억이었던 그 첫사랑이 청첩장을 보내왔다. 이 지독하게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 수영과의 만남은 화신과 정원에 대한 진실을 확실하게 해주었다.

수영의 결혼식장에 나리를 데려간 화신은 자신과 정원 중 누구를 더 좋아했냐는 질문을 또 한다. 수영은 정원을 더 좋아했다며 화신이 싫은 이유를 수없이 늘어놓는다. 이런 수영의 의도하지 않았던 이야기에 당황한 화신이었지만 정말 사랑하지 않았다면 헤어진 사람을 그렇게 많이 알 수는 없었다.

단순한 화신은 그렇게 정원에게 졌다는 생각을 했지만 나리는 알고 있었다. 여자의 그 놀라운 식스센스인 직감은 정원이 아닌 화신이라고 확신한다. 자신이 화신과 정원 중 한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니 말이다. 여전히 화신을 추억하고 있는 수영은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같은 직장에서 매일 보는 관계는 수많은 정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리는 화신을 3년 동안 짝사랑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비정규직이라며 나리를 괴롭히고 하대하는 앵커에게 분노한 화신은 아침 팀이 회식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한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그 문제의 앵커가 함께 뉴스를 진행하는 여자 앵커들과 단 둘이 술을 마시자며 접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화신은 룸에서 화장실에 가던 그를 보게 된다. 그리고 화신은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다시는 약자인 나리에게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화신은 그렇게 나리가 원하는 일들을 키다리 아저씨처럼 돕고 있었다. 경력직 아나운서 시험을 보기 전 꿀 팁들을 전하며 안정적으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도왔던 화신은 그녀를 괴롭히는 한심한 선배에게 확실한 경고까지 하는 남자다. 정원과 화신의 나리를 향한 대결은 화신으로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과거의 연인이었던 수영의 등장은 현재를 위한 설정이었다. 과거에도 현재처럼 동일한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그 사랑의 승자는 화신이었지만 그는 사랑이 뭔지도 제대로 몰랐다. 오직 자신만 알던 사랑 초보는 그렇게 소중한 사람을 놓쳤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화신은 다시 동일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리고 화신은 그렇게 성장해갔다.

조정석과 고경표의 마음을 흔들었던 인물로 출연한 고성희의 등장으로 결말을 향해 나아가던 <질투의 화신>은 극적인 변곡점을 가지게 되었다. 안경만 쓰면 꺼벙이가 되는 조정석은 이번에도 다시 한 번 꺼벙이가 되어 진짜 사랑마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한심하고 찌질한 존재로 그 매력을 발산해주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고민해보게 하는 <질투의 화신>은 이제 화신과 나리의 사랑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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