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많다고 하긴 어려운 두 번의 경험. 야구를 취재하며 출입구단의 감독 교체가 단 두 번뿐이니 행복하다면 행복한 팀이었습니다.

야구기자로서 첫해는 12대 선동열 감독이 먼저 부임해 데뷔 시즌을 함께했던 기억, 그렇게 6시즌을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1월, 13대 류중일 감독의 취임식과 함께 또 6시즌을 보내며 12년이 흘렀죠. 그 6년간 우승이 가득하게 함께했고, 그래서 참 바쁘기도 바빴습니다.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이 17일 오후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제14대 감독 취임식에서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수 제14대 삼성 라이온즈 감독. 과거 두 명의 감독이 야구팬 시절 선수로 뛰던 모습이 생생한 감독이라 놀라웠다면, 이번에는 더욱더 많은 기억이 스치웁니다.

야구장에서 선수로 만나 인터뷰를 하고 경기를 하던 모습을 보던 시절부터, 코치로 뛰던 모습과 젊은 선수들의 타격 지도하는 걸 담아내던 기억들까지 생생하죠. 무엇보다 2008년 3월 30일, 은퇴식이 함께했던 KIA전은 직접 중계도 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기억을 공유했던 이들이 이젠 다른 무대에 서는 걸 보는 기분이 묘하게 느껴지는 취임식이기도 했던 오늘. 그 가운데 떠오른 그의 선수로서의 마지막 날, 여러 가지로 마음이 헛헛해집니다. 물론, 이런 여러 기억들에는 류중일 감독에 대한 여러 복잡한 그리움이 섞여 있겠죠.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에서 물러난 류중일 전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별과 만남이 공존하는 취재, 이 취임식. 올가을처럼 허전함이 없길 기대하며, 지금 이 도전과 시도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지난번만큼은 아니어도, 이번에도 그리 순조롭게 느껴지진 않는 감독의 변화. 언제나 왜 이런 식일 수밖에 없는지, 자꾸 물어봐도 답은 들리지 않는 그런 답답함이 있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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