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파격적이다. 그가 낸 책은 한 권이 전부다. 스웨덴 한림원에서는 대중가수인 밥 딜런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했다. 밥 딜런의 수상에 극과극의 평가가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반전과 저항의 노래를 부른 밥 딜런과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60년대 데뷔한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귀를 위한 시'라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그의 수상 이유는 감성적이다. 세계사에서 1960년대는 큰 변화의 시기였다. 프랑스의 68혁명과 베트남 전쟁이 절정에 이른 그 시기는 수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그 격변의 시대 밥 딜런의 노래로 세상에 저항했다.

그렇게 그의 저항 정신은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영향을 주었다. 한국의 포크 음악 역시 밥 딜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되듯, 한국의 포크 음악은 시대에 대한 저항을 품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게 다가온다.

노벨문학상, 美포크록 가수 밥 딜런 수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밥 딜런의 본명은 로버트 앨런 지머맨인 밥 딜런이다. 러시아 출신 유대인이라 알려진 밥 딜런은 1941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다양한 악기를 독학으로 터득하고 미네소타 대를 중퇴한 후 뉴욕으로 건너가 자신의 음악적 우상이었던 포크가수 우디 거스리를 만나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1962년 콜럼비아 레코드를 통해 '밥 딜런'이라는 이름으로 첫 앨범을 낸 그는, 두 번째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이란 앨범으로 그의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 저항가수로서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시작한 밥 딜런은 그렇게 반전과 평화, 인권 문제가 뜨거운 화두였던 6, 70년대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인에게 큰 영향을 주는 대중가수가 되었다.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Blowin' in the wind'나 'The Times They Are a-Changin' 등으로 그는 당대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기도 했다. 그의 노래가 곧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구호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은 혁신적일 수밖에 없다.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거세된 사회에서 노래는 그렇게 특별한 가치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美포크록 가수 밥 딜런 수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의 전설적인 락커 빅토르 최가 청년들의 우상이 된 이유도 저항 정신이 노래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부조리를 노래에 담은 빅토르 최에 열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억압된 세상에 노래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언급하는 빅토르 최는 혁명가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밥 딜런의 노래 중 'One more cup of a coffee', 'Knockin' on Heaven's Door, 'Like a Rolling Stone'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감성에 철학을 담은 가사가 완벽하게 다가오는 밥 딜런의 노래는 그렇게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사랑받았다.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날 이승환은 자신의 SNS에 "나도 넣어라. 이놈들아"라는 글을 올렸다. 물론 노벨상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청와대가 검열 대상으로 뽑은 9473명의 리스트에 이승환의 이름은 없었기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한 것이다.

이 9473명은 지난해 5월 1일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서명한 문화예술인 명단이다.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제대로 된 조사조차 막아서는 현 정부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1만에 가까운 문화예술인은 눈엣가시였을지도 모른다.

가수 이승환 SNS 캡쳐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를 은밀하게 하나의 시각에 고정된 수구세력에게 맡기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일본의 왜곡 역사 교과서를 비난할 수도 없게 만드는 이 경악스러운 사회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2016년의 풍속도다. 미르와 K스포츠라는 관변재단을 만들면서도 가난한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잠정적 범죄자로 모는 이들이 과연 정상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반전과 저항을 노래한 가수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는 현실에서 대한민국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승환의 블랙리스트 발언은 그렇게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소식과 겹치며 더욱 답답하게 다가온다. 대통령의 최측근 문제가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모든 조직이 철저하게 대통령만 비호하는 현실은 불안함을 가중시킨다.

제대로 된 여과장치가 고장 난 사회는 폭주하고 폭발할 수밖에 없다.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이들로 인해 국민 대다수는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연일 북한을 도발하며 전쟁이라도 일으키려는 듯 과한 발언들이 쏟아지는 상황도 위태롭기만 하다. 밥 딜런이 우리의 현실을 보면 어쩌면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반전과 인권, 평화의 노래를 만들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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