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016 프로야구 정규시즌의 마지막 날입니다. 5위부터는 이어지는 가을이 있지만, 다른 팀들에겐 야구가 끝나는 날인데요.

아래쪽에 위치한 절반의 팀들은 저마다 우울함이 존재하겠지만, 특히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팀이자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의 우울은 클 듯합니다. 역대 2번뿐인, 3위팀 ‘두산’에게 정규시즌 1위의 자리에서 우승을 빼앗긴 삼성의 지난해 가을. 이때부터 이미 우울은 예고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삼성에게 올 시즌은 더 큰 최악입니다. 약속된 최악인 역대 최저순위, 오늘 승리하고 한 계단 위 한화가 지더라도 7위에 그치는 상황, 자칫 경기를 내주고 롯데가 승리한다면 치욕스러운 5번째 9위 팀에 이름을 올릴지도 모릅니다.-뭐 8위나 7위, 9위의 차이가 그리 크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기도 합니다만-

그나마 피한 최악도 있죠. 역대 삼성이 기록한 최저 승률 0.448(1996년입니다)은 이미 피했다는 위안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1996년 6위였던 삼성, 당시 7,8위 LG와 OB는 모두 올해 가을야구를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가을야구 없는 대구의 풍경. 하긴 야구장의 풍경이 바뀐 것처럼 성적과 상황도 바뀔 수 있다고 해야 할까요?

마지막 날을 일찍 맞이한 5팀, 그 가운데 그 상황이 참 낯선 한 팀, 지난해까지 2010년대 늘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던 유일했던 팀, 원년구단 ‘삼성 라이온즈’.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관점에서 오늘 ‘승리’를 바라지만, 그 승리의 의미도 찾기 힘든 날. 가을야구의 입구에서 마무리 경기를 보는 괴로움이 삼성 팬들과 함께하는 10월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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