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폭로문건’ 속 눈에 띄는 ‘이건희식 경영’>.
오늘자(6일) 머니투데이 3면 기사 제목이다. 1면 기사 제목은 이렇다. <삼성 “비자금 계좌 있을 수 없어”>. 부제가 <김용철씨 “검찰보다 재경부·국세청에 더 줬다>다. 삼성과 특수한 관계인 중앙일보도 삼성 입장에서 제목을 뽑진 않는데 머니투데이 너무 깊게 발을 담군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폭로문건’ 속에서 굳이 이건희식 경영을 찾아내야 할까
그런데 오늘자(6일) 경제지 가운데 압권은 머니투데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위에서 언급한 3면 <김용철 ‘폭로문건’ 속 눈에 띄는 ‘이건희식 경영’>이라는 기사를 보자. 서두가 이렇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로비 증거라고 제시한 이건희 회장의 내부 지시사항 문건이 화제다. 로비 의혹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제시된 자료인데, 정작 로비를 입증하기 보다 이 회장의 세심한 경영 스타일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좀 볼까.
“이건희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졌다. '모든 것을 다 바꾸라'는 신경영 선언이나 창조경영 등 거창한 화두만 던지는 경영 스타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서 이 회장은 세심한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을 중시하고, 작은 일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새롭다. 또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과 먼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 한 가지 문제를 끝까지 확인할 만큼 철두철미한 모습 등도 인상적이다.”
‘명품’에 대한 호불호와 명품이 얼마나 좋은 물건인지 늘어놓을 공간은 많다. 삼성 비자금 파문 ‘로비 문건’에서 이건희식 세심한 경영스타일을 끄집어내는 건 솔직히 ‘정상적인 사고체계’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엉뚱한(?) 얘기같지만 이런 식의 기사를 삼성이 좋아할 지도 의문이다. 김용철 변호사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들이댈 게 아니라 이들 경제지들의 사고체계에 의문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비슷한 시각과 제목’ … 혹시?
마지막으로 오늘자(6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는 ‘닮은 꼴’ 기사를 같은 면에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제목을 한번 감상해 보자.
<김용철씨 왜 폭로했나 / 양심고백? 개인 분풀이?> (한국경제 4면)
그렇게 묻는 언론에게 묻고 싶어진다. “그게 그렇게 궁금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