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이 성추문 논란 3일 만에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대중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그의 팬들은 그를 옹호하기에 여념이 없지만 다수의 시선은 이미 그를 낙인찍고 있을 뿐이다. 기자회견을 한다고 바뀔 것은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준영 논란, 해프닝이 억울한 성추문으로 확전?

오디션 출신 방송인 정준영이 성추문에 휩싸였다. 전 여자 친구가 형사 고소한 사건으로 인해 3일 동안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올해 들어 남자 연예인들의 성추문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준영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 논란의 연속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고소했던 전 여친이 며칠 뒤 고소를 취하하며 수습에 나서는 듯했지만, 몰카 논란은 정준영을 기자들 앞에 서게 만들었다. 몰카가 아니라 서로 합의 하에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일방적인 입장만 전달하는 기자회견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는 없다.

정준영의 기자회견에 대해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잘못이 전혀 없다는 정준영에 대한 무한 신뢰와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정준영에겐 잘못이 없고, 때문에 기자회견까지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팬들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황당할 것으로 보인다.

가수 정준영이 25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기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귀는 과정에서 서로 합의 하에 찍은 영상을 가지고 뒤늦게 신고하고 이를 빌미로 스타의 발목을 잡는 행위는 범죄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다시 한 번 '꽃뱀' 논란을 부추기고 있기도 하다. 정준영 팬이 아닌 젠더 논쟁에 여전히 휩싸여 있는 이들의 무조건 반사적인 반응이 그렇다.

남녀 혐오증이 논란인 상황에서 이런 사건에는 자연스럽게 서로를 혐오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는 한다. 특히 올해 남자 연예인들의 성추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꽃뱀'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며, 유사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 대한 고착된 시각이 강요되고 있기도 하다.

여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꽃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남자는 억울한 피해자가 되었다는 식의 단순 논리가 지배하게 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하고 이상하게 흘러갈 수밖에는 없다. 정준영 사건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가 없다. 고소했던 여성은 여러 차례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정말 자신이 잘못해서 반성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인지 설만 무성한 상황이다.

부정적으로 정준영을 바라보는 이들은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다. 실제 문제의 휴대폰을 검찰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을 지웠다면 왜 휴대폰 제출을 거부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 과거 정준영과 친분이 컸던 지코가 <라디오스타>에 나와 그의 휴대폰에 대한 언급한 내용들까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정준영의 휴대폰이 판도라의 상자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자회견에서도 그 문제에 대해서는 그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굳이 기자회견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법한 형식적인 사과문을 낭독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사자가 직접 나서 낭독하는 것이 보다 신뢰감을 준다는 점에서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가수 정준영이 25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추문이 휩쓸고 있는 최근의 연예계는 씁쓸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은 항상 정치적인 문제와 연결되고는 한다. 정치적인 문제가 터지면 연예인들이 마약 논란부터 시작해 수많은 사건 사고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는 한다. 그런 점에서 정준영의 논란 역시 의도적으로 활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그럼에도 사실 관계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그의 행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준영의 기자회견이 큰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장 그가 출연하고 있던 <1박2일>에 대한 비난 여론이 크게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준영에 대한 낙인은 이미 강렬하게 찍혀있다. 잘잘못을 떠나 이미 정준영은 동영상 촬영을 한 인물로 각인되어 온갖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얼굴이 알려진 이들이 고통은 이런 부분에서 시작된다.

정준영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건에서 자신은 잘못이 없음을 명확하게 밝혔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며 그에 대한 낙인찍기를 공고화하고 있다. 그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는 명확했지만, 그의 정해진 답변처럼 대중 역시 준비된 대응을 하고 있을 뿐이다.

사귀던 남녀 간에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대중은 일단,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존재로 각인시킨 후 이를 통해 전혀 다른 기준을 적용할 뿐이다. 그동안 엄청난 인기와 부를 누린 만큼 이제는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보복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이들은 그래서 힘들다. 물론 정치꾼들은 그런 비난에도 뻔뻔함을 고수하지만 말이다. 정준영은 이제는 그동안 자신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과 마주서게 되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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