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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보도는 ‘봇물’ 논점은 ‘흐릿’[오늘의 핫이슈] 국민 동아 중앙만 사설 게재 안해
민임동기 기자 | 승인 2007.11.06 08:11

삼성 비자금 파문과 관련해 오늘자(6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의 풍경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보도는 봇물인데 논점은 흐릿해졌다.’

파문이 불거진 초기 ‘대다수 침묵’을 지켰던 언론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면피성 보도’쪽으로 이동하더니 이제 ‘보도 봇물’로 변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같은 과정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논점은 사라지고 공방만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형식적인’ 면에서 초반에 비해 보도가 양적으로는 늘어났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문제를 두고 초반에 나뉘어진 ‘언론 전선’에 변화는 없는 셈이다.

   
  ▲ 한겨레 11월6일자 3면.  
 
국민 동아 중앙, 사설 게재 안해…중앙일보 유일하게 1면에 기사 없어

5일 김용철 변호사의 2차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 모인 취재진은 대략 150-200여명. 기자회견장이 ‘불가마 사우나’를 연상케 했을 정도로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였다. 오늘자(6일) 아침신문과 5일 방송뉴스가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2차 기자회견을 비중 있게 보도한 것도 이런 점이 일정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바뀐 건 없다. 삼성 비자금 파문이 대다수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지만 ‘언론 전선’은 여전히 초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향신문과 서울신문 그리고 한겨레가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검찰 수사 촉구’에 비중을 두는 반면 나머지 신문들은 철저히 공방 위주로 처리하고 있다. 다음과 같다.

   
  ▲ 동아일보 11월6일자 1면.  
 
국민일보 : 1면과 6면 기사 게재 (공방위주로 처리) / 사설 없음
동아일보 : 1면과 8면 기사 게재 (공방위주로 처리) / 사설 없음
중앙일보 : 8면 기사 게재 (공방위주로 처리) / 사설 없음

   
  ▲ 조선일보 11월6일자 4면.  
 
세계일보 : 1면과 7면 기사 게재 (공방위주로 처리) / 사설 게재
조선일보 : 1면과 3·4면 기사 게재 (공방위주로 처리) / 사설 게재
한국일보 : 1면과 8·10면 기사 게재 (공방위주로 처리) / 사설 게재

   
  ▲ 중앙일보 11월6일자 1면.  
 
오늘자(6일) 아침신문에서 삼성 비자금 관련 사설을 게재하지 않은 곳은 국민 동아 중앙일보다. 이 가운데 1면에 기사가 없는 곳은 중앙일보. 중앙은 지면 안내 비슷한(?) 형식을 통해 관련기사가 8면에 있다는 걸 ‘소개해’ 주는 정도의 ‘요약문’만 1면에 실었다.

삼성의 ‘적극적 대응’과 언론의 ‘비등한 관심’, 그 절묘한(?) 조합

근데 중앙일보 좀 ‘수상’하다. 8면 기사 하단에 이런 제목으로 ‘짧은 기사’를 실었다.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근무 7년 동안 102억원 받아>. 비단 중앙일보만이 아니다. 대다수 신문이 삼성쪽의 ‘일방적 주장’을 그냥 여과없이 보도하고 있다.

그동안 공식적인 대응을 삼가다가 5일 처음으로 공식입장을 밝힌 삼성은 25쪽 분량의 ‘방대한’ 해명자료를 내놨다. 상당 부분이 김용철 변호사의 흠집내기에 할애했다. 김 변호사의 신뢰성 자체를 떨어뜨리려는 의도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 중앙일보 11월6일자 8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정황’이 있다. 삼성 쪽 해명자료다. 정말 상식적으로만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추론’이 가능한 데 대다수 언론의 ‘사고기능’이 마비된 건지 ‘열심히’ 삼성쪽 입장을 반영하면서 김 변호사 주장과 나란히 공방으로 처리하는데 바쁘다.

오늘자(6일) 한겨레가 지적한 것처럼 “김 변호사가 만약 삼성에 돈을 요구하려 했다면 삼성 쪽 인사와 어떤 식으로든 연락을 했겠지만 지난 달 29일 기자회견 때까지 김 변호사와 삼성과 일체 접촉하지 않았다”는 사실 -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양심선언’ 외에 다른 목적이 있었다면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이 문자를 보내면서까지 만나자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 만나서 ‘모종의 거래’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일까.

정작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차명계좌’에 대한 삼성의 해명은 대충 넘어가는 식이다.  김 변호사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올인’하는 형국인데 대다수 언론은 이 점에 대해선 말이 없다.

그러고보니 삼성의 ‘적극적 대응’과 언론의 ‘비등한 관심’이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절묘한(?) 조합일까. 판단은 독자 여러분에게 맡긴다.

민임동기 기자  mediago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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