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슈퍼스타K 2016>을 미리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금껏 없었던 친절함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친절의 배후에는 슈스케 흥행에 대한 불안이 숨겨져 있기에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면서 슈퍼스타K 제작진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한 몸부림이라는 쪽이 더 맞을 것 같다. <슈스케를 말한다>는 타이틀로 엠씨 김성주를 비롯해서 몇몇 패널을 초청해서 진행된 일종의 예능 토론인데, 역시나 슈스케의 수준을 넘지 못했다는 평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면에서 과연 이번 슈스케가 기존의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게 된다. 지금의 슈스케는 오디션의 원조라는 낡은 훈장만 유지할 뿐 기본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져야 하고, 당연히 누릴 권리라 할 수 있는 화제성이 바닥인 상황이다. 더욱이 본 프로그램에 앞서 토론한다면 그것을 시청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Mnet <슈퍼토크 2016 슈스케를 말하다>

그럼에도 이 토론을 끝까지 지켜본다면 그야말로 슈스케의 장단점을 진지하게 접근하고픈 사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시청자를 상대로 토론의 방식이나 내용이나 너무 가벼웠다. 게다가 본심인지 농담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평론가, 칼럼리스트의 구직 활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그만큼 슈스케가 쓴소리를 듣는 데 인색했었다는 반증이라는 사실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번 토론에서 가장 먼저 다룬 주제는 ‘또 해?’였다. 맞다. 누구나 슈스케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말은 그것일 테니까. 그렇다고 안 보겠다는 의미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물론 과거 20%를 넘기는 시청률은 아닐 것이 분명하겠지만 적어도 시즌7 이하 수준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노래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들 수 있다. 슈스케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생긴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음악예능에 깜짝 놀랄 실력자들이 등장할 정도로, 정말 말도 안 되게 한국 사람들은 노래를 너무들 잘한다. 가끔 노래방에 가더라도 다른 방에서 들려오는 노래에 놀라 가수가 아닌가 싶어 몰래 기웃거린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Mnet <슈퍼토크 2016 슈스케를 말하다>

그런 저변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지 못한다면 그 원인과 잘못은 순전히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들에게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출연자와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해 흔들릴 수도 있지만 슈스케가 이처럼 존립을 걱정할 정도로 추락한 것은 제작진의 마인드에서 이유를 찾아야만 할 것이다.

시청자들이 슈스케를 외면한 대표적 요인이라 할 수 있는 악마의 편집도 그렇다. 처음 몇 번은 막장 드라마가 통하는 나라인 만큼 욕하면서도 다른 결정적 장점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방법이라는 것을 꼭 좀 깨닫기를 바란다. 이제는 욕하고 곧바로 채널을 돌리고 말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화제의 주인공만 클립 동영상을 통해서 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바로 양날의 검인 문자투표 시스템을 더욱 투명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문자투표가 인기투표이기 때문에 공정성을 해친다는 의견이 많지만, 그것은 슈퍼위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슈퍼위크를 통과해 톱10에 오른 후보자들은 누가 우승을 해도 이견이 없을 결과로 압축되어야 한다. 그럴 만한 인재가 없다면 톱10이라는 숫자는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열 명을 뽑고, 한 번에 두세 명을 떨어뜨리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톱5로 가는 과단성도 필요한 옵션일 것이다.

Mnet <슈퍼토크 2016 슈스케를 말하다>

그리고 셋째는 <슈스케를 말한다>에서 건질 수 있었던 딱 한 마디의 말. 김태훈이 말한 것처럼 우선 출연자들을 존중할 줄 아는 제작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슈스케를 보면 출연자들을 어떤 수혜자로 대하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악마의 편집, 마녀사냥 등의 논란들도 생길 수 있었다. 슈스케가 원조이자 유일한 오디션으로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시청률의 포박을 풀고 잠재력을 가진 신인을 발굴하고, 세상에 알리겠다는 초심부터 챙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룰이라고 소개된 20초 배틀을 보면 슈스케 제작의 마인드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 심사위원을 늘리고, 새로운 배틀방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슈스케를 떠난 근본원인부터 고민을 했어야 했다. <슈스케를 말한다>를 왜 만들었나 모르겠을 정도로 <슈퍼스타K 2016>이 새로워지긴 했지만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다는 느낌만 재확인했을 뿐이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