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호 홈런이 추석을 전후에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9월입니다. 물론, 한일 통산의 기록은 아주 개인적인 것이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도 합니다만.

개인이라고 하더라도 대단한 기록, 홈런을 600개 친 국내 선수는 아무도 없습니다. 전 세계 프로야구에도 10명뿐인데요. 개인 통산 600호 홈런은 메이저리그에 8명, 일본에는 2명뿐입니다. 현역 기준으로는 뉴욕 양키즈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유일한 상황입니다.

그 대단한 기록을 이승엽이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이제 단 ‘1개’만이 남아 있습니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홈경기에서 8회말 개인 한일통산 599호이자 2점 홈런을 치고서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개인 통산 100호부터 최연소 기록을 썼고, 200호부터는 최연소에 최소경기 기록, 300호의 최연소는 세계 신기록에 해당하는 기록일 정도로 빠른 홈런 일지를 썼습니다. 1999년 홈런 한 시즌 국내 홈런 신기록, 2003년엔 시즌 아시아 최다인 56호를 기록합니다.

잠자리채 열풍을 만들었던 그의 홈런 행진은 일본 진출로 다소 주춤해졌습니다만, 2012년 복귀 이후 다시 쓰기 시작하는 여러 기록들 사이 이제는 ‘통산 누적 기록’에 집중합니다. 2013년엔 통산 최다 352호, 올 시즌에는 통산 2000안타부터 역대 최다 타점, 그리고 이제 600홈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 야구의 전설, 모든 것들이 기록이 되고 있는데요.

대단한 기록, 공식 기록은 아니어도 의미 있는 홈런 앞에 그의 경기는 외야가 붐비고 있는 상황. 구단에선 홈경기 외야의 안전사고와 공 쟁탈전에 대한 대비책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나름 고민한 결과겠습니다만, 공의 습득자에 대한 대책도 공표함으로써 과거의 복잡했던 흥정을 차단한 느낌도 줍니다.

11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말 타석에 선 삼성 이승엽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홈런 기록마다 나오는 혜택인 사인 기념품과 시즌권 그리고 자사의 최신형 휴대폰이라는 아이템인데요. 지금 홈런볼의 그 경품은 올 시즌 삼성 야구의 투자만큼 성에 차지 못 합니다. 외야 출입을 통제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뜨겁기 힘든 경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안전사고를 우려해서 상품의 규모를 낮췄다고 하는데, 그 상품도 뭐 안전성이...-

올 시즌은 뭔가 좁고 작아 보였기에 더 그렇게 보이는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시즌입니다. 기록의 가치를 경품으로 제한하는 듯한 지금의 느낌은, 아마도 올 시즌 보여준 여러 행보의 여파일 것입니다.

아쉬움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2016년. 삼성에게도 팬들에게도 쉽지 않은 시즌에 그래도 폭발적 기록이 큰 힘이 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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