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현실을 오가는 흥미로운 소재를 품은 <더블유 W>는 이제 마지막으로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폭풍처럼 몰아치던 이야기, 연주가 진범에게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급하게 실려 가게 된다.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강철의 선택은 연주를 살리는 결정적인 한 수가 되었다.

강철과 연주의 생존법;
죽어도 죽지 않는 불사신 커플, 해피엔딩은 맥락 있게 진행될 수 있을까?

진범에 의해 총상을 입은 연주를 구하기 위해 강철은 선택해야만 했다. 마상전투를 하듯 차를 몰고 충돌을 하고 총격전을 펼친 강철은 진범을 제압하게 된다. 하지만 정작 구하고 싶었던 연주는 피투성이가 된 채 병원으로 실려가 긴급 수술을 받는 신세가 되었다.

시공을 넘나들며 이어지는 이들의 사랑은 잡힐 듯하면 다시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졌다. 수술은 성공했지만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총상을 설명할 수도 없는 이 상황에서 강철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밖에는 없었다.

만화 속에서 진범이 강철에 의해 제거되자 현실 속 오성무는 잃어버린 얼굴을 되찾게 된다. 문제는 다시 돌아왔지만 그의 기억은 진범과 공유하고 있단 점이다. 얼굴을 되찾았지만 진범의 기억까지 남겨진 오성무는 자신이 딸인 연주에게 총을 쐈다는 기억까지 되살아나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W〉

연주를 쐈던 장소를 찾은 성무는 급하게 병원을 찾지만 그곳에서도 그를 찾을 수는 없었다. 강철과 함께 있던 연주가 병실에서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 사라졌던 강철이 돌아와 성무에게 전한 말은 충격이었다. 연주는 이미 숨졌다는 것이다. 만화 속으로 들어가 다시 병원 치료도 받기도 했지만 좀처럼 깨어나지 못해 그렇게 숨졌다고 한다.

자신이 딸까지 죽였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은 성무는 입원한 병실을 나서 죽음을 선택하려 했다. 하지만 강철에 의해 겨우 살아난 성무는 이 모든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절망한 성무에게 강철은 제안을 한다. 자신이 되살아났듯 연주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죽은 이도 되살릴 수 있는 만화 속 세상. 강철이 급하게 연주를 만화 속으로 데려간 것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만화에서는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무가 고민하는 것은 진범에 의해 태블릿 PC가 부서진 상황에서는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진범이 파괴한 태블릿PC가 없으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없다. 하지만 진범이 파괴를 지시한 것은 복제된 PC가 만화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진범의 차량 트렁크에 태블릿PC가 있었음을 기억해낸 성무로 인해 강철은 급하게 그 장소로 향한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W〉

문제는 한철호가 이미 앞서 그 문제의 태블릿PC를 가져갔다는 사실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장소에 있는 것이 신기해 가져간 한철호는 우연하게 그 PC가 마법의 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 마법의 상자를 통해 강철을 붙잡은 한철호는 잔인한 고문을 하기 시작한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이용하기 위한 한철호의 탐욕은 끝이 없다. 하지만 이런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스스로 그 지독한 현실 속으로 들어갔던 강철은 한철호는 현실 세계로 보내버린다. 만화와 현실을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강철로 인해 구사일생으로 태블릿PC를 얻게 된 성무는 급하게 딸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만화 속에서 연주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살아났다. 죽었던 연주는 성무에 의해 다시 살아났다. 자신이 죽었던 강철을 살려냈던 방식 그대로 아버지는 딸을 살려냈다. 그렇게 강철을 기다리던 연주는 자신의 눈앞에서 '마지막 회'라는 자막이 뜨는 것을 목격한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W〉

<더블유 W>는 이제 마지막 2회만 남겨두고 있다. 만화가에 의해 자유자재로 만들어지는 세상은 그만큼 높은 자유도가 장점이 되지만, 그 극강의 혜택이 자승자박이 되어 흥미를 떨어트릴 수도 있다. 죽었던 이가 살아나는 과정이 반복되고, 만화 속 세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절대무적의 상황은 그만큼 재미를 상실하게 만든다.

불사신 커플은 과연 어떤 결말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합리적인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게 과연 모두에게 합리적일지는 알 수가 없다. 현실의 만화가는 이제 자신이 오성무인지 진범인지 알 수 없는 혼란에 빠졌고, 법정에 선 강철은 어떤 합리성으로 결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흥미로운 소재로 재미를 찾기는 했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자유도는 결과적으로 흥미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작가 스스로 선택한 설정이 자승자박이 되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다만, 이종석의 매력이 다시 확인되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김의성도 반갑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