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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합니다
황지희 기자 | 승인 2007.11.05 08:00

   
 
11월 4일 MBC <시사매거진 2580>의 한장면이다.

노래 한곡부터 뽑고 시작해야 한다. 김수희의 '너무합니다'가 좋겠다.

"마지막 한마디 그 말은 나를 사랑한다고 돌아올 당신은 아니지만 진실을 말해줘요 떠날 땐 말없이 떠나가세요 날 울리지 말아요 너무합니다 너무합니다 당신은 너무합니다"

<시사매거진 2580> 4일 방송내용은 마치 '그때를 아십니까?'를 보는 듯했다. 1980년대만 해도 공장에 이런일도 있었다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2007년 대한민국, 그것도 국내 최대이자 세계 7위의 타이어 생산업체인 '한국타이어'에서 일어난 일이다.

들어보자. 작년 5월부터 지금까지 1년 반 동안 한국타이어 직원 가운데 사망자는 모두 14명이다. 그 중 절반이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공장에 귀신이라도 있는걸까?

공장 내부를 보면 이해가 된다. 작업장 내부는 각종 가스 때문에 뿌연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많이 쓰는 '솔벤트'를 확보해 실험을 했더니, 그것을 흡입한 쥐들은 1시간 정도 지나자 경련을 일으키며 운동성이 크게 저하됐다. 혈액분석 결과에서도 뇌와 심장근육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높아진다는 CPK지수가 흡입하지 않은 쥐들보다 최대 7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나타났다.

그러니까 이 죽음의 행진은 14명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당장 공장을 멈추고 직원들의 건강을 정밀진단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렇지만 회사측은 일단 문제를 덮는데만 급급하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타이어는 재해 발생률은 동종업계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았다.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인센티브까지 준다. 장밋빛 제도 같지만 그게 아니다. 아프다는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심지어 한 직원은 안전사고를 당한 사람은 안전모 쓰고 견장을 차고 공장을 돌아다니게 했다고 증언했다. 아마도 이런 상황 속에서 직원들은 병을 키울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이어 방송은 한국타이어가 산재처리를 방해하고 있다는 유족들이 증언도 들려줬다. 그 과정이 어찌나 치밀한지 유족들의 뒷조사를 했던 문서들도 발견됐다.

직원들은 계속 감시 당하기도 한다. 회사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직원들의 움직임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2580 기자는 회사측에서 보낸 스파이로 오해받기도 했다.

진짜 너무한 일이다. 김수희의 노래가사에도 있듯이 진실을 말해달라. 이번 사건은 회사가 산재처리 해주고, CCTV수거하고, 근무 중에 마스크 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직원들의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부터 파악해야 한다. 안그러면 이러다가 정말 서러운 귀신들이 공장안을 떠돌지도 모른다.

황지희 기자  nabt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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