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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피릿’, 조연으로 나섰지만 주연이 된 탁재훈[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6.08.31 09:25

<걸스피릿>이 12명의 아이돌 메인보컬에 실질적인 힘을 보탰다. 지난 경연까지는 듀엣을 하더라도 <걸스피릿> 내부에서 조합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외부의 강력한 힘을 끌어들였다. 바로 추억이다. <걸스피릿> 12명은 구준엽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 대선배들과의 콜라보 무대를 주선했다.

특별히 지난 군심저격 때 1위를 했던 현승희와 소정에게는 사전 선택권을 부여했고, 나머지 10명은 제작진이 정해준 대로 이번 경연을 준비했다. 사실 대선배와의 콜라보는 힘도 되지만 그만큼 부담도 클 수밖에는 없다. 후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선배도 나름으로 다른 색깔의 부담을 피할 수 없기도 하다.

그래도 어쨌든 <걸스피릿> 12명에게는 혼자서 책임져야 했던 지난 경연과는 달리 매우 듬직한 응원군이 생긴 셈인,데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시청자가 가장 득을 봤던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A조 경연은 B조에 비해서 다소 싱겁다는 말이 있는데 레전드들의 가세는 분명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확실한 카드였다.

JTBC <걸스피릿>

구준엽, 이지혜, 장석현, 천명훈, 노유민, 채리나, 조PD, 탁재훈 등이 나선 레전드 콜라보 무대는 분명 전과 달리 풍성했고, 노련함이 채워져 완성도를 높였다. 그러면서 새로운 반전도 생긴 것을 보면 이번 기획은 제작진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무대에 시청자도 만족하고, 순위 변화 없던 A조에 반전도 만들어졌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그 반전의 주인공은 지금까지 늘 하위권에 머물렀던 성연이었다. 사전경연에서 시원한 고음실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로 이렇다 할 실력발휘를 못한 성연이었다. 워낙 신인이라 방송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을 하는 무대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가 따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게 성연은 갈수록 존재감이 줄어만 갔다.

그런 성연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출동한 선배는 <걸스피릿>에서 공식천사로 활동(?) 중인 이지혜였다. 얼마 전 해피투게더에 나와서 자신이 가수라는 자부심으로 웃기고 까불어도 창피하지 않다고 했는데, 이날만은 예능인이 아니라 본연의 직업인 가수로, 새내기 걸그룹의 대선배로 무대에 섰다.

JTBC <걸스피릿>

그리고 샾의 원 멤버 장석현과 대세 래퍼 딘딘까지 합세해 첫 무대부터 만만찮은 물량공세를 펼쳤다. 그리고 누구보다 <걸스피릿>의 취지를 잘 아는 이지혜의 배려로 성연은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도맡아 유감없이 실력을 뽐낼 수 있었다. 결과도 좋았다. 첫 번째 무대였기는 하지만 성연으로서는 넘어서지 못한 90점대 점수를 얻었고, 최종 결과도 2위였다. 다만 2차투표에서 득표하기 힘든 신인 걸그룹 메인보컬이었던 성연은 4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그러나 진짜 반전은 케이와 탁재훈 조합이었다. 탁재훈은 컨추리꼬꼬 시절과는 반대로 철저히 조역을 맡아 최대한 몸을 낮췄다. 콜라보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케이 혼자서 무대를 도맡았다. <걸스피릿>이 걸그룹 메인보컬들의 경연이니까 당연하기도 하겠고, 탁재훈이 노래를 한 지가 너무 오래 돼서 스스로 꺼린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다. 탁재훈은 마치 주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조금 두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JTBC <걸스피릿>

실제로 탁재훈은 목이 쉬어 있었다. 늘 장난스럽게 방송에 임하는 탁재훈이지만 막상 노래를 한다고 하니 쉰 기간도 길고, 또 가수로서 다시 서는 무대에 긴장을 많이 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클라이막스 근처에서 분위기를 고조시킬 때에는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레전드와의 콜라보라고 했지만 선배들은 조역이 되는 것이 맞다. 탁재훈 역시 마찬가지였겠지만, 리허설 때에는 박자까지 놓치는 모습이었으나 본 공연에서 보인 짧지만 강력했던 열창 모습은 전성기를 보는 듯 했다. 물론 전체적인 노래의 분위기는 케이가 전적으로 끌어갔고 A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100점대 점수를 얻게 한 것도 케이의 힘이라고 해야겠지만 어쩐지 자의반 타의반 조역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탁재훈의 열창이 더 인상적이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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