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멤버인 티파니가 광복절 전날 일본 도쿄돔 공연을 마치고, 자신의 SNS에 올린 이모티콘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하필 광복절 전날 일본기와 하트 이모티콘을 함께 올려 논란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염려하고 지적한 것은 광복절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역사왜곡 바로잡자;
티파니의 잘못된 선택이 부른 나비효과, 변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분노

SM은 왜 하필 8월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공연을 했을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자가 광복절 전날 일본에서 공연하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광복절 말도 안 되는 대통령의 발언에 화가 나 있는 대중에게 티파니 논란은 제대로 비난할 대상을 던져준 듯해서 씁쓸하게 다가온다.

티파니 논란은 그녀가 올린 이모티콘에서 비롯됐다. 그녀는 그저 단순하게 공연을 마친 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올린 것이 전부다. 일본에서 공연을 했으니 일장기를 올렸고, 공연을 보러 온 수많은 일본 팬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빨간 하트도 함께 올렸다. 티파니의 이 행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필 광복절 전날 공연을 잡은 소속사가 문제지 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한 티파니를 악의적으로 비난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신중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녀의 행동 자체가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녀가 친일을 해왔다는 증거도 없고 대한민국의 광복을 부정하거나 하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 어디에서도 티파니가 광복절에 악의적으로 친일을 도모했다고 볼 그 무엇도 없다.

티파니 SNS 캡쳐

티파니 논란을 더욱 심화시킨 것은 스냅챗 이미지에 전범기 문양이 들어간 '도쿄 재팬' 때문이었다. 티파니는 전범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모르고 있었던 듯하다. 일본 공연을 끝내고 일본 팬들에 대한 사랑을 전했던 그에게 그 문양은 그저 일본을 상징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번의 이모티콘은 논란을 불러왔다. 얼마 전 AOA 멤버가 역사 인식 부재로 인해 대중의 비난을 한 몸에 받은 적이 있었다.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고 활발한 홍보를 위해 나선 자리에서 그녀들이 보인 행동은 결국 활동마저 접게 만들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으로 이어졌다.

역사 인식을 무디게 만들려는 노력이 가해질수록 국민들은 역사 인식을 바로 해야 한다는 생각들 가지고 있는 듯하다. 국정 교과서 논란은 국민들로 하여금 분개하게 했다. 이런 분노 속에서도 정부는 다시 왜곡된 역사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여념이 없다. 또한 최근 한일 양국이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10억 엔 기금은 치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이 나온 지 25년이 지나 겨우 정부 당국이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 10억 엔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는 현실은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일본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 배상금도 아니고 치료를 위한 치유금이라 명시한 점도 황당하다. 한국 정부는 배상금일 것이라고 외치는 것과 달리, 일본 당국과 일본 언론은 배상금은 절대 아니라고 주장하는 현실은 우리 정부의 대응이 얼마나 한심한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71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그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놀랍다. 이런 상황에서 뜬금없어 보이는 티파니 논란은 씁쓸하다. 정작 분노해야 하는 대상들은 따로 있는데, 만만한 게 연예인이라는 이야기를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말이다.

티파니가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에 일장기와 전범기를 자신의 SNS에 올린 것은 잘못이다. 의도와 상관없이 이뤄진 결과라고는 해도 좀 더 신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티파니를 비난하는 것이 정상일까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정작 비난을 받아 마땅한 자들에게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서 연예인의 잘못을 침소봉대해 모든 화풀이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예인들의 역사인식이 제고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파급력을 가진 이들은 말과 행동을 보다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티파니의 행동에 대한 비난은 당연하다. 광복절에 일장기도 모자라 전범기까지 보인 상황에서 비난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과하게 되면 전혀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근본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는 권력을 가진 자들의 역사 인식과 정책이니 말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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