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다룬 사드 관련 보도는 ‘날아드는 계란과 물병, 트랙터 동원, 6시간 넘는 감금’이 전부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성주 군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찾을 수 없고, 폭력 시위로 사안의 핵심을 좁혔다는 얘기다.

MBC 뉴스데크크 캡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민실위는 11일, 사드 배치 논란이 불거진 후 한 달 동안의 뉴스데스크 관련 보도를 분석해 발표했다. MBC본부 민실위가 내린 총평은 “검증 보도를 통해 사드 관련 여러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 것도 아니다. 반대 측 주장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다”며 “늘 그랬듯 정치권 공방으로 변질되고 있다”로 정리된다.

심각한 것은 성주 군민의 목소리가 폭력 시위를 부각시키는 도구로 사용됐다는 지적이다. 민실위는 “특히 총리 방문 과정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진 이후, 뉴스데스크는 ‘경찰 수사와 외부 세력 가담 여부’로 초점을 맞춰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신 왜 폭력시위까지 벌어졌는지, 성주 군민들이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을 불안해하는지에 대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는 극히 소홀했다”며 “뉴스데스크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는 단 한 차례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MBC본부 민실위 보고서 캡처. MBC 뉴스테스크 사드 관련 보도

민실위가 강조하는 ‘반복되는 폭력 묘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뉴스데스크는 시위가 벌어졌던 7월 15일 당일을 포함해 나흘에 걸쳐 ‘날아드는 계란과 물병’, ‘트랙터 동원’, ‘6시간 넘는 감금’ 등을 반복 전달했다.

뉴스데스크의 종북몰이도 MBC본부 민실위 지적의 한 편을 차지했다. 7월 20일 뉴스데스크 ‘사드집회서 북핵 옹호 검찰 수사착수’ 리포트는 “7월 15일 성주 사드배치 설명회에서 한 여성이 북한을 ‘저희’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핵은 '저희'하고 남쪽하고 싸우기 위한 핵무기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가지고 ‘저희’가 북한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게다가 뉴스데스크는 “일반적으로 그걸 봤을 때 저희라고 들었을 때 북한 사람이라고 다 판단을 합니다”라는 보수단체 대표의 인터뷰까지 실었다. 하지만 뉴스데스크의 관련 보도에 앞서 ‘저희’가 남한을 가리킨다는 해명 인터뷰가 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민실위는 “정부 입장은 있는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정부 결정에 절차적 문제는 없었는지, 결정 내용은 옳다고 볼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면서 “찬반양론도 폭넓게 보도해 공론의 장이 형성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 여기에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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