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늘은 지상파, 특히 MBC와 SBS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다. 방송위원회가 중간광고 허용여부 등을 재논의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앞두고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1일 오후 중간광고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좋다. 한국신문협회도 반대 입장을 냈고 신문들도 지면을 통해 연일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1일 저녁 MBC와 SBS 두 방송사의 메인뉴스다.

MBC·SBS “재원마련 급하다” 메인뉴스서 보도

MBC <뉴스데스크>는 1일 저녁 전체 25꼭지 가운데 19번째 꼭지로 방송협회 기자회견을 다뤘다. <“재원마련 급하다”>는 제목으로 방송협회의 주장과 함께 중간광고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내용이다.

▲ 11월1일 MBC <뉴스데스크>.
반대논리는 “신문협회와 케이블TV협회 측은 매체의 균형발전을 해친다며 반발하고 있다”는 한 줄 뿐이고, “하지만 이는 다른 매체들이 품질을 높이는 동안 지상파방송의 역량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방송협회 측의 반박, 중간광고 도입에 찬성하는 한국광고주협회의 인터뷰 등이 이어졌다.

“방송협회가 중간광고 도입을 촉구했다”고 하면 일반 시청자들은 제3자의 주장인 줄 알겠지만 사실 MBC는 KBS와 함께 방송협회의 주축이다.

리포트는 “중간광고 도입은 시청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디지털방송을 위한 지상파 방송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편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고 마무리짓고 있다. 바로 다음날 방송위원회의 전체회의를 앞두고 이렇게 보도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자사 이해관계 보도, 단신에 그치는 것이 ‘상도의’ 아닌가

SBS <8뉴스>는 전체 22꼭지 가운데 21번째로 <“중간광고 도입 절실”>을 보도했다. SBS 역시 “지상파TV의 디지털방송 재원 확보를 위해 중간광고를 도입해야 한다”는 방송협회의 입장과 선진국에서는 이미 중간광고를 시행하고 있다는 내용 등을 보도했다. 중간광고 반대 논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 11월1일 SBS <8뉴스>.
리포트 시간은 MBC가 2분, SBS가 1분30초가량이었다. 자사의 이해관계가 개입된 리포트라면, 너그러이 봐서, 단신에 그치는 것이 ‘상도의’ 아닌가.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찬반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여론전’을 위한 전방위 로비는 필요하겠지만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밥그릇’에 활용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이날 KBS는 방송협회 기자회견을 보도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비판에서 전혀 자유로울 수는 없다. KBS 역시 지난달 24일 <뉴스9>에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왜 지금 수신료 인상인가’ 토론회를 보도한 바 있기 때문이다.

▲ 10월24일 KBS <뉴스9>.
KBS는 “토론 참가자들은 이제는 TV 수신료가 미디어 산업 전반의 절박한 문제라며 한목소리로 조속한 해결을 강조했다”며 찬성논리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 역시 수신료 인상에 대한 찬반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뉴스’라면 반대논리도 한 줄 쯤은 걸쳐줘야 하지 않나 하는 이야기다.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신문과 케이블TV 업계의 아전인수식 주장이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전파가 공공의 재산이라는 점은 이제 말하기도 입 아프지 않은가. 방송뉴스의 영향력은 사양길을 걷고 있는 신문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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