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홍보에 동원되기를 거부한 기자를 징계에 회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내홍이 끊이지 않는 KBS보도본부에서 또다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개탄했다. KBS가 30억원을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KBS뉴스9를 통해 이미 세 차례에 걸쳐 리포트로 보도가 돼 빈축을 사고 있다.

KBS본부에 따르면 KBS사측은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문화부 소속 송명훈, 서영민 두 기자를 징계에 회부했다.

징계 이유는 지난달 29일, 통합뉴스룸 문화부 팀장과 부장은 송명훈, 서영민 두 기자에게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관객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평론가들이 낮은 평점을 준 사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할 것을 지시했으나 이 두 기자가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두 기자들은 “편향된 리포트를 할 수 없다. 개별 영화 아이템은 홍보가 될 수 있어 과도하게 다룬 적이 없다”며 “개봉 첫 주도 지나지 않아 영화에 대한 평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관객과 평론가의 차이를 어떻게 논할 수 있느냐”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부서장의 리포트 제작 강요는 계속됐고 거부하자 결국은 징계 회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KBS본부는 3일 성명을 통해 “KBS방송편성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심각한 위법 행위”라며 “사규보다 우선하는 상위 법규인 편성규약은 취재 실무자인 기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편성규약에 따라 보도본부 실무자측 위원인 기자협회장이 보도위원회 임시회의 개최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마저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본부는 “최근 보도와 관련한 내부 구성원들의 분노와 반발은 이미 폭발 수준에 와있다. 경고한다”며 “두 기자에 대한 징계 회부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