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1.7.30 금 18:25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복면가왕’ 불광동 휘발유, 미스터리 없는 가면의 아이러니한 위력[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6.08.01 10:44

음악대장의 장기집권이 결정적이었지만 어쨌든 복면가왕은 무려 28주 동안 남자들의 차지였다. 음악대장 이후로도 더원과 로이킴으로 이어지는 짧은 연승이 이어지면서 여성 가수들의 도전은 힘을 보이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7월의 마지막 날에 여성 가수 불광동 휘발유가 로이킴을 힘겹게 꺾고 복면가왕에 등극함으로서 여성가수들의 체면을 세워주게 됐다.

1라운드에서 서유리, 2라운드에서 제아 그리고 3 라운드에서 도겸을 차례로 꺾고 가왕 결정전에 오른 불광동 휘발유는, 모든 라운드에서 70표대의 고득점을 얻으며 순탄하게 그러나 강력한 아우라를 쌓아왔다. 28주 만에 가왕의 성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가왕이 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로이킴과의 표차가 너무 근소해서 한두 사람만 마음이 바뀌었어도 가왕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 복면가왕>

28주 만의 여성가왕. 캣츠걸 이후에 오랜만에 여성 복면가왕의 등극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미스터리는 없었다. 불광동 휘발유가 누군지는 이미 <복면가왕>이 진행되는 동안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서 밝혀진 바 있었고, 언제나 그랬듯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가왕 발표 이후 김성주는 보안을 위해 빨리 퇴장하라고 했지만, 의미 없는 일인 것은 제작진도 알고 시청자도 알 것이다.

그렇다고 불광동 휘발유가 누구라고 말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언젠가 또 다른 도전자에 의해서 가면이 벗겨질 때까지 불광동 휘발유는 계속 가수 누구가 아닌 불광동 휘발유로 있어야 할 것이다. <복면가왕>은 애초에 의도했던 미스터리는 너무 일찍 붕괴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복면의 위력은 막강하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 복면가왕>

예컨대 <불후의 명곡2>에 나가서 열창을 하고 혹은 우승을 해도 이슈가 되기 힘들지만 어쨌든 <복면가왕>에 한번이라도 등극하게 되면 검색어를 장악하며 화제의 인물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시절 실력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했거나 혹은 운이 없어 잘 풀리지 못했던 가수들에게는 재도약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이미 <복면가왕>의 가면은 미스터리의 힘을 잃은 지 오래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가면을 쓴 가수에 대한 관심은 다른 어떤 음악예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SBS <판타스틱 듀오>가 엄청난 캐스팅으로 도전해도 <복면가왕>을 쉽사리 뛰어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논리로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가면의 위력이 아닐 수 없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 복면가왕>

어쨌든 차지연이라는 이름을 크게 알렸던 캣츠걸의 바톤을 이어받은 불광동 휘발유는 오랜만인 만큼 캣츠걸만큼이나 긴 연승을 기대하는 강력한 가창력을 보였다. 위기도 있었다. 아마도 최대 위기는 2라운드 상대였던 방콕친구 선풍기 제아였을 것이다.

그러나 제아는 베테랑답지 않은 큰 실수를 했다. 불광동 휘발유가 부른 <어떤가요>는 그 실수와 무관할 정도로 깊은 감성으로 청중들을 깊이 끌어들였지만 제아가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결과를 쉽사리 결정짓기 어려운 대결이 됐을 것이다. 그만큼 제아가 부른 박지영의 <dash>는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제아의 힘겨운 벽을 넘은 불광동 휘발유에게는 그만큼 거칠 것이 없었다. 그 거칠 것 없는 불광동 휘발유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탁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1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