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1.7.24 토 14:21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청춘시대’- 그 흔한 드라마 속 연애, 실은 이렇게나 힘든 겁니다[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6.07.31 10:32

<청춘시대>는 딱 발바닥 어딘가에 박혀 있는 가시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체로 괜찮지만 문득 따갑고 얼마나 또 깊이 박혔는지 아리기까지 하지만 막상 찾으려면 보이지도 않고, 찾아도 이미 깊은 곳에 있어 그 작은 가시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더 큰 상처를 내야 해서 또 고민이 되는 그런 상황.

한국 드라마에서 연애는 참 쉽다. 또한 연애는 밥보다도 먼저다. 그런데 감히 한국드라마인데 <청춘시대>는 그 연애가 실제로는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드러내고 있다. 셰어하우스 벨 에포크의 다섯 청춘들. 청춘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연애에 몸과 마음이 쏠리기 마련이다.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

그래서 누군가는 호구 같은 연애를 하고, 또 누군가는 모처럼 찾아온 연애를 포기한다. 물론 연애를 일처럼 하는 다른 누군가도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도 되지 않는 연애빈곤자도 있다. 각자 모양과 색깔 그리고 향기는 달라도 연애의 맛이 달콤할 것 같이 유혹하지만 사실은 쓰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픈 청춘, 가장 아픈 사랑을 만났다. 깊은 밤, 진명이 베란다에서 구슬프게 흐느낀다. 어떤 일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윤선배의 흐느낌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었다. 진명의 발 밑에는 다쳤던 손톱이 떨어져 있었다. 말로는 손톱이 빠져서 아파 그렇다고 하지만 평소의 윤선배는 그런 일로 이럴 사람이 아니다.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

셰어하우스 동생들이 모르는 윤선배의 아픔은 바로 스스로 연애를 포기했다는 것이었다. 그때 하필 손톱이 빠진 것이 진명에게는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울 수 있었고, 그것 때문에 아파 죽겠어서 운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진명은 연애도 해보기 전에 연애를 버렸다.

“누가 나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약해져요. 여기서 약해지면 진짜 끝장이에요. 그러니까 나 좋아하지 마요”

세상에 연애가 할 상황이라는 것은 따로 없다. 아니 오히려 연애를 하기에 너무도 열악한 상황일수록 연애는 더욱 절실해진다. 인간은 위로를 먹고 살기에 연애라는 쉴 곳이 필요해진다. 다만 그런 상황에서의 연애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다.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

이별을 고했지만 진명이 박재완(윤박)을 정말 좋아했다는 것은 우리 시청자는 잘 알고 있다. 또 강이나, 정예은이 하는 연애와 다른 정말 추천할 만한 청춘의 연애였다. 정말로 위험한 일이지만 진명은 연애를 받아들일 찰나였다. 그랬던 진명이 돌연 연애를 버린 것은 두 가지 일 때문이다.

그 동생이 위태하다는 소식에 달려간 병원. 엄마는 아들이 불쌍하다고 병원복도에서 오열하고 있다. 그런 엄마에게 다가온 의사는 걱정 말라고, 다시 안정됐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는 기뻐하지 않는다. 아니 기뻐할 수가 없다. 그런 엄마의 시야에 아무 말 없이 서있는 딸의 모습이 들어왔고, 또 한 마디 없이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가난은 그런 것이다. 가난이 다 시킨 부조리한 감정들이다.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

진명은 식당에 왔다. 그리고 박재완에게 이별을 고했다. 잠깐 잊고 있었던 자신의 참혹한 현실로 돌아가려고 한다. 애써 위안이 찾아왔는데 그렇게 흔들렸다가는 동생, 엄마 그리고 자신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식당 매니저가 성적인 접근을 한 것도 진명을 연애로부터 도망치게 한 작지 않은 이유다.

진명이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해석해야 할 것이다. 동생이 만약 죽었다면 마음껏 울어주려고 했지만 다시 회복했다는 말에 화가 났다. 그런 자신이 싫다. 그런 자신이 무슨 연애 따위를...

<청춘시대>는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청춘의 진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어설픈 마취제는 거부한다. 그 흔한 한국 드라마 속의 연애가 진짜 청춘들에게는 얼마나 힘든 것인지 말해준다. 참 좋은 드라마다. 이 드라마야말로 진짜 멜로드라마가 아닐까.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탁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1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