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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합병 무산 이후의 문제는 있는데납득 안 되는 방통위 미래부의 침묵, 이유는 있겠지
안현우 기자 | 승인 2016.07.29 11:17

혹자에 따라 또 그 얘기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 무산 말이다. 지난주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식 인수 불가라는 초강수로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을 불허했다. 이로써 상황은 종료된 건가, 이후 논의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의문은 꼬리에 꼬리에 문다.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 금지 결정을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작 당사자인 SKT, CJ헬로비전은 말이 없다. 대신 이번 결정과 관련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케이블방송업계는 진흥의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흥 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유료방송 추진위원회’라는 것을 띄운다고 해 일단은 기대볼 요량인 것 같다.

SKT는 더 말이 없다. 공정위를 상대로 하는 행정 소송 등이 나올 법한데 우선은 CJ헬로비전과 맺은 인수 합병 계약을 해지부터 했다. 공정위를 대상으로 하는 행정소송은 재계의 저승사자와 맞서겠다는 얘기로 쉽지 않다는 점, 이해는 된다.   

당사자가 가만히 있다고 해서 이번 인수합병 불허 건이 문제가 아닌 건 아니다. 문제는 인수 합병 여부에서 불허 근거의 타당성 여부로 옮겨지는 게 맞는데 침묵은 논의를 불가능하게 한다.

특히 자신의 소관 업무와 관련해 한 마디도 못한 미래부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침묵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신 핵심과 무관하게 공정위가 논의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간단하다. 공정위 불허 결정에 정책 방향의 연속성이나 법적 근거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방송권역 78개 내의 독과점 문제 때문에 인수 합병을 불허한다는 것은 과거의 잣대로 정책 방향에 역행한다. 오히려 공정위도 지난해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의 시장 점유율이 유료방송 전체의 1/3을 넘어도 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결국 1위에게는 관대하고 2위가 될 사업자에게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 셈이다.

형평성에서도 문제이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공정위의 방송권역 독과점이라는 현미경 잣대가 향후에도 적용될지의 여부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방통위, 미래부가 나서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말이 없다.

기준마저 흔들리니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물론 분명해지는 것은 있다. 유료방송시장의 경쟁 구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2018년 7월이 되면 1위 유료방송 사업자인 KT는 날개를 달게 된다. 현재의 시장점유율 규제인 전체 유료방송 1/3 금지 규제가 풀린다. 이론상으로 1위 사업자인 KT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또한 분명한 것은 더 이상의 인수합병 시도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혹자는 공정위 결정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인수 합병 길은 막혔다고 평가했다. 향후 인수 합병에 관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고 따라서 관련 기준에 대한 정리가 필요 없기 때문에 방통위, 미래부가 나서지 않는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과거에는 부처간 갈등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과거 문화체육관광부, 방송위원회, 정보통신부 시절을 거슬러 올라가면 빈번하게 확인할 수 있다. 부처간 갈등이 바람직하다는 게 아니다. 다만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한다면 때로는 피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한 발 물러서면 방통위, 미래부의 침묵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을 게다. 그게 무엇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다고 믿어 이만 줄인다.

안현우 기자  adsppw@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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